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 홈런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만루 홈런을 친 역대 5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김하성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2회 좌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실투 아니었는데…155km 몸쪽 강속구에 번개 같은 스윙, 괴력의 홈런
김하성은 1회 첫 타석부터 마이애미 좌완 선발 라이언 웨더스에게 우측 2루타를 쳤다. 지난 2일 트레이드 마감일 때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옛 동료를 상대로 기선 제압했다. 4구째 가운데 몰린 96.5마일(155.3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여 우측에 떨어지는 2루타로 장식했다. 이어 볼넷으로 걸어나간 1루 주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더블 스틸로 3루 도루(시즌 28호)에 성공하더니 매니 마차도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선취 득점을 올렸다.
2회 1사 만루에선 홈런을 폭발했다. 초구 존을 벗어난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살짝 당황한 김하성은 2구째 존에 들어온 체인지업을 바라만 봤다.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몸쪽 96.6마일 포심 패스트볼(155.5km)을 제대로 받아쳤다.
웨더스의 포심 패스트볼은 몸쪽 깊게 잘 들어왔다. 보더라인 끝에 걸친 공으로 실투가 아니었지만 김하성이 번개 같은 스윙으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95마일(152.9km), 비거리 359피트(109.4m), 발사각 29도로 측정됐다.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를 극복한 홈런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났다.
스코어를 5-0으로 크게 벌린 만루포. 펫코파크 홈구장이 하성킴을 연호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샌디에이고는 구단 공식 SNS에 ‘OUR KOREAN KING’, ‘Ha-Slam Kim’이라는 글귀와 함께 김하성 영상을 올렸다. 홈런을 치고 난 뒤 덕아웃에서 득점을 올린 동료 3명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김하성 사진도 올리며 ‘김하성이 정말 멋지다는 게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고 적었다.
김하성 ML 데뷔 첫 만루포,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5번째, 통산 300안타까지
시즌 17호, 통산 36호 홈런.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첫 만루 홈런이기도 했다. 김하성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 만루 홈런 4개가 있었다. 지난 2017년 5월18일 고척 한화전(이태양 상대), 6월17일 고척 롯데전(박시영 상대), 6월22일 대전 한화전(장민재 상대)으로 한 해에만 3개를 쳤다. 이어 2019년 8월25일 대구 삼성전(김대우 상대)에서 친 것이 가장 최근 만루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만루 홈런을 친 한국인 선수는 김하성에 앞서 4명이 있었다. 추신수가 총 4개로 가장 많이 쳤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소속이었던 지난 2006년 8월4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조쉬 베켓에게 첫 만루포 손맛을 봤다. 이어 2010년 4월1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9월1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한 해 두 번의 만루 홈런을 쳤다.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2018년 5월19일 화이트삭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마지막 만루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현역 빅리거 최지만(샌디에이고)이 2개의 만루 홈런을 쳤는데 2018년 한 해에만 몰아쳤다. 2018년 6월10일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 필라델피아 필리스 상대로 첫 손맛을 봤고, 같은 해 9월8일 탬파베이 레이스로 팀을 옮겨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만루포를 터뜨렸다.
한국인 최초 만루 홈런 기록은 최희섭이 갖고 있다. 지난 2005년 4월30일 LA 다저스 시절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기록했다. 강정호도 2015년 9월1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신시내티 레즈 상대로 만루 홈런을 쳤다. 당시 강정호에게 만루포를 맞은 투수 키버스 샘슨은 2018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