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재계약을 포기했던 베테랑 내야수 저스틴 터너(39)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부활했다. 2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FA 성공작으로 거듭났다.
터너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시즌 20호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 3출루로 맹활약하며 보스턴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보스턴은 양키스 원정 3연전을 스윕했다.
2-2 동점으로 맞선 7회 터너의 한 방이 터졌다. 2사 2루에서 양키스는 라파엘 데버스를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보내며 터너와 승부를 택했지만 패착이었다. 터너는 양키스 우완 마이클 킹의 초구 바깥쪽 스위퍼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시즌 20호 홈런. 지난 2021년(27개) 이후 2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다시 밟았다.
5-5 재동점이 된 9회에도 터너가 해결사로 나섰다. 1사 1,3루 찬스에서 양키스 마무리 클레이 홈즈의 2구째 바깥쪽 낮은 싱커를 밀어쳐 우측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 결승타. 경기 후반 두 번의 결정타를 터뜨리며 ‘클러치 히터’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터너는 9회 상황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심플하게 주자 1명만 불러들이기 위해 외야로 타구를 보내려 했다”며 7회 앞 타자 데버스의 고의4구 상황에 대해서도 “나라도 그렇게 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좋은 스윙을 하고 나면 확실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2014~2021년 다저스에 이어 올해 보스턴에서 다시 터너와 함께 뛰는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은 “10년간 미스터 클러치로서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그 어떤 것도 터너를 방해하지 못한다. 매 경기 나가서 최선을 다한다. 클럽하우스에서 매일 자기 자신을 관리하면서 준비하는 방식과 일관성이 정말 대단하다. 그와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 다시 팀 동료가 된 것도 즐겁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왼쪽 발뒤꿈치에 타박상을 입은 터너는 아직 통증이 남아 최근에 주로 지명타자로 뛰었다. 하지만 주전 1루수 트리스턴 카사스가 치아 감염 증세로 빠진 20~21일 양키스전에 1루 수비를 나섰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터너는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볼넷, 홈런, 라인드라이브 2루타까지 좋은 타자이지만 훌륭한 리더이기도 하다. 그가 우리를 위해 뛰고 있다는 게 기쁘다. 큰 의미가 있다”고 고마워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다저스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로 활약한 터너는 클럽하우스 리더로 모범이 되는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8경기 타율 2할7푼8리(468타수 130안타) 13홈런 81타점 OPS .788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다저스는 시즌 후 터너에 대한 2023년 연봉 1600만 달러 팀 옵션을 포기했다. 연봉을 낮춰 재계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저스는 그보다 3살 어린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를 1년 1000만 달러에 FA 영입했다.
다저스와 재계약이 불발된 터너는 마르티네스가 뛰던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1년 보장 1500만 달러, 2년 최대 2170만 달러에 FA 계약했다. 트레이드처럼 팀을 바꾼 마르티네스가 92경기 타율 2할5푼6리(351타수 90안타) 25홈런 78타점 OPS .856으로 다저스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지만 터너도 112경기 타율 2할8푼8리(430타수 124안타) 20홈런 79타점 OPS .844로 건재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