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광풍의 투자 가치는 있는 것일까?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대이동과 광풍이 일어났다. 최대어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를 떠나 친정으로 돌아갔다. 4+2년 152억 원의 초특급 대우였다. 롯데는 LG 포수 유강남을 4년 80억 원에 잡았다. LG는 KIA를 떠난 박동원을 서둘러 잡았다. 4년 65억 원이었다. 양의지를 유출한 NC는 두산 박세혁을 영입해 보강했다. 4년 46억 원을 받았다.
거품이 끼였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시장 원리상 경쟁이 붙으면 가격은 올라가기 마련이었다. 선수들에게는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특수를 마음껏 누리며 두둑한 계약에 성공했다. 동시에 이들이 새로운 팀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것인지도 관심이었다. 당연히 우승을 노리거나 상위권 성적을 노리고 투자했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공수에 걸쳐 명불허전의 활약을 펼쳤다. 8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3리 9홈런 44타점 35득점, OPS 0.906의 우등성적을 냈다. 수비에서도 탁월한 리드로 마운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한 것도 양의지의 덕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양의지의 부재는 심각한 전력누수를 초래했다. 지난 8일 왼 옆구리 부상 엔트리 제외했다. 두산은 양의지가 출전하지 않았던 6일부터 급전직하했다. 3승8패로 이 기간중 최하위 성적을 냈다. 팀 타율 2할3푼1리(8위), 팀방어율 4.92(9위)에 머물렀다. 22일 복귀 예정이다. 다만 적지않은 36살의 나이에 부상 이슈가 발생한 것은 향후 행보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박동원은 돈이 아깝지 않다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기여도가 높았다. 개막 초반부터 화끈한 타격으로 홈런레이스를 펼치며 포수 홈런왕 탄생한다는 기대도 낳았다. 타격페이스가 크게 떨어졌지만 타율 2할5푼6리 18홈런 65타점 45득점, OPS 0.823의 우등성적을 내고 있다.
공수에서 LG의 1위 독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기본적으로 포구, 송구, 프레이밍이 되는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개막부터 부상없이 꾸준히 1군 주전포수로 활약하는 성실성이 돋보인다. 다른 포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박동원은 듬직하게 안방을 지키고 있다.
유강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프레이밍 등 수준급 포수 능력에 공격력도 어느정도 기대를 했다. 그러나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5리 6홈런 31타점 32득점, OPS 0.649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커리어로우 기록이다. 개막 초반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기세가 떨어졌다.
더욱이 7월28일 왼쪽 내복사근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3주간의 재활을 거쳐 지난 17일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3안타 2타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3경기에서는 안타가 없다. 이 사이 젊은 포수 정보근이 타격과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팀 성적이 7위까지 떨어져 있어 유강남의 분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박세혁도 몸값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7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2리 4홈런 27타점 31득점, OPS 0.646에 그치고 있다. 두 차례 엔트리에서 빠졌다. 4월에는 SSG 랜더스의 백스윙에 뒷통수를 맞는 불상사를 당해 열흘 동안 이탈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왼손목 건염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다.
남은 시즌 4명의 포수들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동원은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통합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양의지는 두산을 다시 상위권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유강남은 5강 공략의 동력이 되어야 하고 박세혁은 4강 고수라는 책무가 있다. 시즌이 마치면 귀하신 포수들의 성적과 평가도 정확하게 나올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