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연패와 함께 평균자책점이 다시 2점대로 치솟은 KBO 최강 에이스 에릭 페디(30·NC). 사령탑은 페디를 향해 스위퍼 비중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페디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호투에도 시즌 5번째 패배를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2회까지 6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친 페디는 3회 1사 1, 3루 4회 1사 1루에 몰리며 조금씩 흔들리더니 0-0이던 5회 2사 2, 3루서 베테랑 김재호에게 2타점 결승 2루타를 헌납했다. 2B-2S에서 153km 투심의 제구가 잘 이뤄졌지만 야속하게도 타구가 1루수와 파울라인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가며 장타가 됐다.
페디는 이날 패배로 KBO리그 데뷔 첫 연패에 빠졌다. 13일 수원 KT전 5이닝 3실점(1자책)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아울러 1.96이었던 평균자책점이 2.01로 치솟으며 2일 사직 롯데전 이후 4경기 만에 평균자책점이 2점대가 됐다.
20일 잠실에서 만난 강인권 감독은 “어제 경기는 컨디션, 구위 모두 좋았다. 다만 스위퍼 의존도가 높았고, 김재호 선수에게 정타가 아닌 빗맞은 안타를 맞으며 분위기가 넘어갔다. 최근 페디가 나갈 때 타선의 득점력 또한 좋지 않다”라고 전날 패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의 감각이 시즌 초반에 비해 떨어져 있다. 그래서 스위퍼 의존도가 높아진 건데 그러면 타자들의 적응도가 높아진다. 파울, 커트가 늘어날 것이고, 자연스럽게 투구수가 늘어난다”라며 “체인지업의 감각을 되찾는다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과제를 제시했다.
그럼에도 페디는 여전히 KBO리그의 최강 에이스다. 평균자책점(2.01), 다승(15승) 1위, 탈삼진(139개), WHIP(1.03) 2위, 피안타율 3위(.216), 퀄리티스타트 공동 5위(14회)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에 모두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지금 흐름이라면 정규시즌 MVP는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 감독은 “페디가 앞으로 10번 정도는 더 나갈 것 같다. 중요한 경기가 있으면 4일 턴도 상의를 해볼 것이다”라며 “앞으로 5승 정도 더 하면 MVP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타자 경쟁자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MVP는 투수가 유리하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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