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이 특별한 동기부여가 됐을까.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일까.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한 이후 타격 폼이 미친듯한 기세를 타고 있다.
퇴장 이후 최근 7경기에서 26타수 17안타, 타율 6할5푼4리의 맹타 모드다. 홈런 3방을 때리며 장타율이 무려 1.038, 출루율 .697과 함께 OPS는 1.735다. 단기간에 말 그대로 ‘불방망이’가 따로 없다.
오스틴은 지난 11일 잠실 키움전에서 3-3 동점인 6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삼진 아웃을 당했다. 그러자 오스틴은 송수근 구심을 향해 거센 항의를 했고, 심판은 퇴장을 선언했다.
퇴장을 당한 오스틴은 흥분을 자제하지 못한 채 배트를 허공으로 내던지고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팽겨치며 항의를 이어갔다. 김정준 수석코치가 달려나와 오스틴을 말렸고, 오지환 등이 오스틴을 진정시켰다.
상황이 정리된 후 심판진은 “오스틴 선수가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해 계속적인 항의를 해 퇴장 조치를 명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퇴장으로 끝이 아니었다. KBO는 지난 15일 “KBO 상벌위원회는 지난 11일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LG 오스틴에 제재금 50만원 징계를 결정했다. 리그 규정 벌칙내규 제 1항에 의거하여 오스틴에게 제재금 5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단순 항의 퇴장이 아닌, 배트와 헬멧을 내동댕이 친 과격한 행동으로 상벌위원회 벌금까지 부과된 것이다.
퇴장을 당한 다음 날, 12일 키움전에서 오스틴은 1타수 1안타 1홈런 3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3-2로 앞선 5회 2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오스틴은 퇴장 상황을 돌이켜보며 “팀 동료들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그래도 (판정) 콜에 불만이 서로 많았는데 팀원들을 대신해서 좀 화낸다는 입장을 표현하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나왔다. 팀원을 어떻게든 서포트하기 위해서 심판의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후 오스틴은 볼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상대 투수와의 승부에 집중했다. 13일 키움전에서는 3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15~17일 대구 삼성 3연전에서는 매 경기 멀티 히트를 이어갔다. 2안타-3안타-2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연장 12회 접전을 벌인 18일 SSG전에서는 6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19일 SSG전에서도 5타수 3안타, 이틀 연속 3안타를 기록했다. 오스틴은 1회 2사 1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3-1로 앞선 무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 1,3루 찬스로 연결했다. 이후 문성주의 2루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5회에도 안타로 출루했고, 7회 2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렸다. 8회 2사 2,3루에서 유격수 땅볼을 때렸는데, 유격수의 실책으로 주자 2명이 모두 득점했다.
오스틴은 퇴장 이후 7경기 모두 안타를 때려냈고, 6경기 연속 멀티 히트 행진이다. 시즌 성적은 100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386타수 122안타) 16홈런 74타점 63득점 7도루 OPS .878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 2위, 최다안타 5위, 득점 공동 5위, 홈런 6위, 타율 8위에 올라 있다. 1루 수비와 함께 공격 주요 부문에서 톱10에 들며, LG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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