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년차 때만 해도 슈퍼스타 내야수들의 백업을 전전했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3시즌 만에 팀 공격을 이끄는 리더로 도약했다. 미국 언론을 비롯해 샌디에이고 감독, 동료들은 모두 지금 ‘하성앓이’ 중이다.
김하성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0-0이던 1회 유격수 헤랄도 페르도모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김하성은 후속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됐다. 여전히 0-0으로 맞선 4회에는 선두로 나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0-0이던 6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유격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백미는 마지막 타석이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 선두 개리 산체스가 사구, 대타 벤 가멜이 번트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트렌트 그리샴이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주자 2명의 진루를 뒷받침했다.
1사 2, 3루서 등장한 김하성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0B-2S의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미겔 카스트로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내야 전진수비를 뚫는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날의 결승타를 때려낸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이후 타티스 주니어의 쐐기 투런포 때 득점까지 책임졌다.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 언론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경기 후 ‘김하성이 파드리스를 구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하성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올 시즌 파드리스의 구세주로 활약해 왔다. 만일 파드리스가 남은 39경기서 와일드카드 순위 5경기 차이를 지우고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불가능한 일을 해낸다면 김하성이 구세주로 여겨질 것이다”라고 김하성을 파드리스 타선의 리더로 치켜세웠다.
김하성은 이날 0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가운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승타를 때려냈다. 매체는 “김하성은 2스트라이크 이후 타격하는 법에 대해 강의를 해도 좋을 것 같다. 다른 동료들이 이러한 부분을 배워야 한다”라며 “김하성의 2스트라이크 이후 타율은 2할4푼4리로, 내셔널리그 전체 6위에 해당한다”라고 김하성의 능력을 높이 샀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나쁜 공에 끔찍한 스윙을 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컨택을 시도했다. 결국 컨택이 이뤄졌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김하성의 극적인 결승타에 동료들도 박수를 보냈다. 샌디에이고의 슈퍼스타 타티스 주니어는 “정말 놀랍다. 김하성이 1년 내내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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