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투수들의 가능성 확인하겠다".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가 확실한 리빌딩 모드로 전환을 예고했다. 선발 한 자리를 비워놓고 유망주 투수들을 확인하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영건들에게 마음껏 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성장과 도약의 실마리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7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원투펀치 안우진과 야시엘 후라도 복귀 이후 남은 시즌 선발진 재정비와 운영 계획도 밝혔다. 홍 감독은 "두 투수가 돌아오면 남은 선발 한 자리로 2군에 있는 투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선발 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 18일 베테랑 정찬헌(33)의 1군 등록을 말소할 예정이다.
안우진은 19일 롯데전(고척돔), 후라도는 오는 26일 삼성전(대구)에 복귀한다. 여기에 장재영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면서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이안 맥키니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신 최근 활약도가 줄어든 베테랑 정찬헌의 자리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뒤늦게 FA 계약을 체결한 정찬헌은 5월과 6월 선발투수로 값진 활약을 펼쳤으나 7월부터 다소 주춤했다. 구속보다는 제구로 타자들을 상대하지만 최근에는 다소 힘에 부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16일 KIA와의 광주경기에서도 3이닝 5실점(4자책) 조기 강판했다. 시즌 14경기 2승8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키움은 이미 유망주 테스트 모드에 들어갔다. 김동규는 13일 친정 LG를 상대로 등판해 2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홍 감독은 "구위는 좋았다. 큰 키에서 내려꽂는 직구가 148km까지 나왔고 낮게 깔렸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았다. 제구와 변화구를 보완하면 선발자원으로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 1군 등판 가능성도 열어놓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는 20일 롯데전(고척돔) 선발투수로 오상원을 기용할 예정이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으로 2023 드래프토 2차 2라운드에서 낙점한 고졸신인투수이다. 187cm, 84kg의 체격을 갖추었다. 재충전 중인 후라도의 대체 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홍감독은 "입단때부터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긴이닝 보다는 오프너 개념으로 3이닝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원은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 관심을 받았다. 지난 7월29일 입단 처음으로 1군 콜업을 받아 삼성과의 2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3이닝 3실점했다. 이틀간의 짧은 1군 생활을 마치고 다시 퓨처스 팀으로 내려갔다. 퓨쳐스 팀에서는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준비를 했고 이번에 기회를 얻었다. 퓨처스 성적은 16경기 4패,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중이다.
키움은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듬직한 선발투수 최원태를 LG로 보내고 유망주 타자 이주형과 김동규를 영입하면서 사실상 리빌딩 모드로 바꾸었다. 마운드 운영에서도 비슷한 기조로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오상원, 김동규 등 유망주들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렸다. 어떤 투수가 잠재력을 보여줄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