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배정대(28)가 학교폭력 논란을 직접 밝히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배정대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2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수비에서도 호수비를 잇따라 선보이며 KT의 5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56경기 타율 2할9푼4리(170타수 50안타) 1홈런 25타점 OPS .719를 기록중인 배정대는 최근 타격감이 뜨겁다. 지난 10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상승세를 탄 배정대는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제보자가 나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날 경기 전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성남고 2학년 재학 중인 2012년 대만 전지 훈련에 참가했다. 당시 3학년 선배들의 주도 하에 단체 얼차려가 있었고 2학년 주장이었던 저는 1학년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준 사실이 있다. 얼차려 후 후배들에게 사과를 했으며 이후에는 어떠한 폭행이나 욕설도 없었다”라고 고등학교 시절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던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제보자는 배정대의 행동이 단순 얼차려가 아니라 학교폭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직접 KBO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제보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지만 KBO는 제보자에게 프로 데뷔 이후 벌어진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조치를 취할 입장이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강철 감독 역시 현재 시점에서는 배정대에게 책임을 물을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배정대는 엔트리 제외 등의 조치를 취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배정대가 앞으로도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시절 얼차려 사실을 고백한 배정대는 “운동부에 내려오던 악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서 “이에 당초 해당글 게시자에게 사과 및 보상 요구에 대해 최대한 응하려고 했다. 그러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고, 향후 대리인을 통해 당사자와 연락을 취할 예정이다”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배정대가 얼차려를 당한 후배와 사과와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정대는 개인적으로 후배를 괴롭힌 것이 아니라 당시 운동부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얼차려를 줬다고 해명을 했다. 아직 구단의 공식 입장이 나올 상황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요구하는 합의금이 너무 높아 합의가 되지 않았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길 바란다”라며 배정대가 여전히 얼차려를 당한 후배에게 사과를 하고 합의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정대가 앞으로 자신을 계속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될 수도 있는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은 이번 논란을 직접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운동부의 악습을 따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폭행은 없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당시 함께 얼차려를 받았던 다수의 후배들이 배정대를 위해 증언을 하겠다며 나섰다.
배정대는 고등학교 시절 얼차려를 준 사실을 스스로 밝힌 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만 본다면 이번 논란은 배정대가 남은 시즌을 치르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불미스러운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준 배정대가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