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폭풍 활약 중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코디 벨린저(28·시카고 컵스)는 내셔널리그(NL) MVP 후보로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주요 매체에서 두 선수의 이름이 후보로 나열되곤 한다.
그러나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NL MVP 후보에서 두 선수를 아예 배제해서 눈길을 끌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5년간 스카우트, 단장보좌로 일하며 팬그래프와 ESPN에도 기고한 야구 전문 칼럼니스트 토니 블렌지노가 자신만의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블렌지노는 ‘난 시즌 성적을 평가할 때 약간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순전히 분석적인 접근 방식으로 타구 데이터에 의존한다’며 타자들의 타구 속도, 발사 각도 조합을 기반으로 나왔어야 할 결과를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뜬공, 땅볼, 직선타 등 각 타구 유형별로 데이터를 세세하게 뽑는다.
타구 결과보다 내용에 더 비중을 둔 블렌지노는 삼진과 볼넷을 추가해 타자들의 생산력을 측정한다. 여기에 팬그래프의 주루, 수비 기록을 더해 선수의 종합적인 기여도를 측정한 ‘TPRAA(True Player Runs Above Average)’라는 지표를 내놓았다.
이를 근거로 블렌지노는 자신의 리스트에 없는 주요 NL MVP 후보로 김하성과 벨린저 그리고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4명의 선수들을 서두에 먼저 언급했다.
블렌지노는 ‘앞에 3명은 나의 타구 평가 방식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벨린저는 삼진율을 낮춘 것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올 시즌 모든 타구 유형에서 극도로 운이 좋았다’며 자신의 측정 지표상 타율 .255 출루율 .313 장타율 .413을 기록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벨린저의 실제 성적은 타율 .327 출루율 .379 장타율 .554.
이어 블렌지노는 ‘캐롤은 뛰어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스피드 프리미엄으로 인해 공격 수치가 크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김하성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었지만 올 시즌 타구 속도, 하드 히트 비율, 배럴 타구 비율의 백분율이 각각 12%, 8%, 19%로 타구의 질이 리그 하위권이라는 점이 감점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블렌지노가 ‘운’으로 평가 절하한 벨린저도 올해 타구 속도, 하드 히트 및 배럴 타구 비율의 백분율이 각각 16%, 9%, 30%로 김하성보다 조금 낫지만 리그 하위권에 속한다.
한편 블렌지노가 측정한 TPRAA에 따르면 NL MVP는 1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64.0)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어 2위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37.7), 3위 맷 올슨(애틀랜타·33.1), 4위 션 머피(애틀랜타·32.7), 5위 무키 베츠(다저스·32.2)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