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이정용이 짧은 시간에 불펜 투수에서 어엿한 선발 투수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정용은 첫 해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않고 재활로 시즌을 보냈다. 2020년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줄곧 불펜 투수로 뛰었다. 2021시즌과 지난해 불펜 필승조로 활약했고, 올 시즌까지 통산 42홀드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보직을 불펜에서 선발로 바꾸는 도전을 했다. 불펜에서 부진하면서 올 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를 앞두고 선발 전환을 앞당겼다.
선발 전환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투구 수를 늘리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6월 25일 롯데전에서 첫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4차례 선발 등판에선 4이닝이 최다 투구였다.
직구, 슬라이더에다 포크, 커브를 더하면서 구종을 다양화하고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정용은 지난 2일 키움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 9일 KIA전에서는 5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16일 대구 삼성전. 이정용은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이면서 마운드를 6회까지 지켰다. 1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삼성 중심타선 3~5번 상대로 내야 땅볼로 1점만 허용했다.
힘있는 직구와 결정구 포크볼로 3회 1사 1루에서 구자욱을 1루수 땅볼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4회 1사 후 3루수 실책과 안타를 허용해 1사 1,2루 위기였다. 강한울을 중견수 뜬공, 오재일을 1루수 땅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5회 선두타자 김동진에게 2루타를 맞고, 김현준의 땅볼 타구가 유격수 포구 실책이 되면서 무사 1,3루에 몰렸다.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지만, 1사 2루에서 구자욱과 강민호를 범타로 처리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LG는 6회 박동원의 역전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5-2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정용은 6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7회 불펜에 공을 넘겼다. LG가 6-3으로 승리, 이정용은 시즌 5승, 선발 2승째를 기록했다.
최근 3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17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06으로 안정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이정용이 선발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정용은 후반기 LG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7이다. 다른 4명의 선발진은 평균자책점이 4점대 이상이다.
에이스 플럿코는 후반기에 단 2경기 등판했다. 코로나19로 휴식기가 있었고 한 차례 우천 노게임도 있었다. 2경기에서 승리없이 11⅓이닝 7실점(6자책), 평균자책점 4.76이다. 15일 삼성전에서 패전 투수가 되면서, LG의 5연승이 멈췄다.
켈리는 4경기 등판해 여전히 기복있는 피칭을 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5.73이다. 가장 안 좋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최원태는 3경기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4.50(16이닝 8실점)이다. 임찬규는 후반기 4경기에서 3승을 거뒀지만 실점이 많다. 평균자책점은 4.95(20이닝 11실점)이다.
시즌 도중 선발 전환, 성공적인 선발 투수로 안착, 이정용이 그 어려운 것을 해내고 있다. 포수 박동원은 16일 경기 후 "정용이에게 군대 안 가면 안 되겠니 라고 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정용은 "선발 투수는 긴장감이 크고, 불펜 투수는 부담감이 큰 것 같다. 중간에서 던질 때랑은 다르게 긴 이닝을 던지려고 생각하고, 한 이닝 안 좋더라도 다음 이닝은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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