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사고는 디즈니+가 치고 수습은 류승룡이 하는 촌극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8.17 12: 50

디즈니+(디즈니플러스)가 '작품 공개 지연'이라는 큰 사고를 저질렀지만, 수습은 주연 배우 류승룡이 하는 코미디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6일 오후 4시, 디즈니+ 홈페이지와 앱에는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8~9화 제대로 업로드되지 않았다. 재생 목록에 정상적으로 추가되지 않는 일이 발생한 것. 
'무빙'은 8월 9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등에 1~7화까지 공개됐으며, 에피소드 7개 오픈 이후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2개씩 공개되며, 마지막 주는 3개로 총 20개 에피소드가 공개될 예정이었다.

이날 '무빙'은 약속된 시간을 한참 넘긴 채 1시간 넘도록 감감 무소식이었고, 영문을 알리 없는 시청자들은 홈페이지와 앱만 들락날락 거리면서 애를 태웠다. TV 방송국이라면 편성에 구멍이 뚫려 빈 화면만 송출된, 그야말로 가장 심각한 문제가 생긴 상황이다. 
결국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것은 배우 류승룡이었다. 극 중 장주원을 맡은 류승룡은 공개가 지연됐다는 사실을 접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뭔가 단단히 오류가 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단 7화 플레이바에서 다음화 재생을 하면 8화가 나옵니다"라며 자세한 설명과 함께 캡처 사진을 덧붙였다. 
이때까지도 디즈니+는 2~3시간을 흘려 보내며 그대로 방치,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는 간단한 안내문조차 띄우지 않았다. 
요즘에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일반인도 업로드 시간을 꼬박꼬박 지키고, 혹시라도 사정이 있을 땐 커뮤니티란에 미리 공지를 써서 양해글을 남긴다. 그런데 스스로 세계적인 플랫폼이라고 자랑하는 OTT 디즈니+가 어떻게 개인 방송보다 못한 대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에 배우 류승룡이 기다리는 시청자들을 위해 8화를 안내하는 모습은 디즈니+의 위기 관리와 대처 능력이 얼마나 허술한 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오후 7시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무빙'의 8~9회가 재생 목록에 정상적으로 올라오면서 애타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랬고, 뒤늦게 디즈니+는 늦은 밤 공식 계정 스토리에 짧은 글을 게재했다.
디즈니+ 측은 "'무빙' 8~9회 공개 지연 관련"이라며 "금일 '무빙' 8-9회 에피소드가 지연되어 공개되었습니다. '무빙'을 기다려주신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정식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에 올린 탓에 지금은 해당 글이 삭제됐다.
OSEN 확인 결과, 디즈니+ 측은 공개 지연과 관련해 전산 및 시스템 등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지만, 특별히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어젯밤 SNS 스토리에 올린 짧은 입장문이 끝이라고.
제작비 500억 원을 투입해 디즈니+ 한국 철수설까지 쏙 들어가게 만든 흥행작 '무빙'. 하지만 정작 기본적인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디즈니+의 행보가 안타깝기 그지 없다. 
/ hsjssu@osen.co.kr
[사진] '무빙' 포스터, 류승룡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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