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고 받고 특타 하고…상동에서 흘린 땀방울이 결실을 맺는다. 롯데의 8월이 달아오른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8.17 12: 00

롯데는 지난 16일 SSG전에서 7-4로 승리를 거두면서 3연승과 함께 3연속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시즌 49승51패를 마크하면서 5할 승률에도 한발짝 다가섰다. 
당연한 얘기지만 투타의 조화가 이뤄지면서 승리하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안치홍 전준우 정훈 노진혁 등의 베테랑들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윤동희 김민석 등의 신예들이 버텼던 시간을 뒤로하고 베테랑들이 다시 팀을 앞에서 이끌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애런 윌커슨과 찰리 반즈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살아났다. 후반기에 합류한 윌커슨은 안정적인 피칭과 공격적인 스트라이크 존 공략으로 타자들과 승부에서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반즈도 후반기에 언터쳐블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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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윌커슨은 지난 16일 경기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6탈삼진 4실점(2자책점)으로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앞선 4경기에서 별다른 진통 없이 KBO리그에 적응했다.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 중이고 5경기 중 팀은 4승1패를 마크했다. 
찰리 반즈 역시도 후반기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1.15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지난해 4월의 반즈로 돌아온 듯한 모습.
타선의 베테랑과 외국인 원투펀치들은 안제나 팀 전력의 상수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활약은 성적 계산의 밑바탕이다. 계산이 서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게 당연한 선수들이다. 여기에 한두 명의 ‘깜짝’ 스타가 튀어나온다면 상승세에 날개를 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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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IA에서 방출된 이후 포수로서 다시 시즌 준비를 했지만 효용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타격 재능은 썩히기 아까웠기에 이정훈의 활용방안을 정리해야 했다. 1군 콜업을 예상할 수 있는 시기도 있었지만 단순히 지명타자만으로는 1군 콜업의 명분을 쌓기는 힘들었다. 수비 포지션을 찾아야 했고 2군에서 1루와 좌익수로 주로 출장했다.
경기 출장만이 전부는 아니다. 땀을 흘려야 했다. 2군에서 나경민 코치의 수도 없는 펑고를 받으면서 외야수의 A부터Z까지, 기본기를 습득했다. 3달 가량 인내의 시간들을 이겨내고 현재는 외야수로도 수비를 곧잘한다. 물론 어설픈 장면도 나오지만 자신의 영역 안에서 타구는 곧잘 처리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됐다.
이정훈이 이끌던 상승세의 바통은 정보근이 이어 받았다. 이제 타석에서 모두가 기대하는 선수가 된 정보근이다. 정보근은 지난 15일 SSG전 3안타 2볼넷으로 생애 첫 5출루 경기를 완성했고 지난 16일 경기에서도 대타로 등장해 결승타를 뽑아냈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에 이 기간 멀티히트 경기만 4차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 4할1푼8리(55타수 23안타) 1홈런 11타점 OPS 1.115의 맹타를 기록 중이다.
정보근은 지난 6월15일 1군에서 말소됐다. 당시 정보근의 페이스도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2군에서 이를 악물었고 특타를 통해서 1군 콜업을 준비했다. 정보근이 2군이 머물던 시기에 2군 감독이었던 이종운 현 1군 수석코치는 정보근에 대해 “맞히는 재주는 있는 선수인데 체구에 비해서 오버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맞히는데 중점을 두면서 훈련을 하는 게 맞다고 조언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비시즌부터 이뤄진 변화의 연장선이었고 특타를 통해서 타구의 질들이 개선됐다. 7월28일 콜업된 이후에는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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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근의 활약으로 기존의 주전 포수 유강남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했다. 정보근의 활약이 이어지고 손성빈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자 서튼 감독은 유강남의 콜업을 서두르지 않았다. 지난 주 2군에서 두 차례 재활 경기를 치렀지만 이번주 시작과 동시에 불러올리지 않았다. 17일 등록 예정이고 다른 포수를 제외하지 않고 3포수 체제를 활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 정보근의 타격감이라면 유강남이 곧바로 주전 자리를 되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은 유강남에게 자극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땀방울이 모여서 롯데의 현재 3연속 위닝시리즈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게 됐다. 내부의 경쟁이 전포지션에 걸쳐서 일어나면서 경기 전후로 특타를 비롯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긴장감이 생겼다. 고승민은 오전 11시에 출근해서 박흥식 타격코치와 함께 타격감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 외에도 윤동희 김민석 등 젊은 선수들은 경기 후 자발적으로 특타를 하면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상동에서의 기세가 사직으로 이어졌고 지금의 모습이 가을야구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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