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이겨서 좋다".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9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5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 타선의 화끈한 지원까지 받아 11-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시즌 10승을 따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였다. 팀이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은 만큼 승수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날은 에이스로 활약했던 양현종이 최근 계속되는 대량실점 부진으로 재충전을 위해 엔트리에서 말소된 날이었다.
이의리가 양현종의 뒤를 잇는 에이스임을 증명한 경기였다. 5회까지는 큰 위기가 없었다. 6회말 김혜성 중전안타, 도슨 볼넷을 내주고 실점 위기에 몰렸다. 1사후 송성문에게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이원석 삼진, 이주형을 범타로 요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99구를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 149km를 찍었다. 직구를 위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두루 섞으며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후반기 4경기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이 가운데 세 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성공했다. QS 성공률이 75%에 이른다. 전반기는 16경기에서 두 차례에 그쳤으나 후반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날 규정이닝을 돌파하면서 다승 4위에 올라섰다. 경기후 이의리는 2년 연속 10승 소감에 대해 "아직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그냥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승리는 다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내 승리 보다는 팀이 승리한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싶다"며 팀 퍼스트에 무게를 두었다.
이어 "계속 일정함을 유지하려고 했다. 경기장에서 모든 행동 자체를 최대한 기복을 줄이려고 했는데 그것이 잘 됐다. 키움 타자들이 공을 잘보고 자기만의 존이 있다. 최대한 치게 하려고 했다. 계속 템포를 빠르게 가려고 신경썼다. 태군 선배가 요구하는데도 던졌다"고 최근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의리는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최대 10경기 등판이 가능하다. 다만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하기 때문에 리그 출전경기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타선과 수비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 3~4승은 충분히 더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의리는 "제 승리가 많아야 팀 승리도 많아질 것 같다"며 승리 추가에 의지를 드러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