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올린 투수들인데...".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4연패에서 벗어났는데도 웃음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여유있게 이겨야 할 경기인데도 불펜투수들의 부진으로 상대의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중반까지 8-0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 KIA의 거센 추격을 받아 6-9로 승리했다. 마무리 투수 임창민까지 동원해야 했다.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김혜성의 만루홈런 등 타선의 집중력으로 7점을 뽑았다. 선발 야리엘 후라도가 6이닝 2실점 호투를 하고 마운드에 내려가자 심상치 않는 일이 벌어졌다.
재충전을 마치고 돌아온 김재웅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연속 4안타로 흔들리며 4실점했다. 김성진도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3점차로 쫓긴 가운데 2사 만루 동점위기를 부르기도 했다. 다행이 변우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뒤를 이은 문성현도 8회 2사 1,2루에서 볼카운트 3-0 위기를 부르기도 했다. 만루를 만들어주었다면 나성범과 최형우로 이어지는 위험상황이었지만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16일 KIA와의 경기에 앞서 홍원기 감독은 "어제는 변우혁 타석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했을 것이다. 가장 큰 상황을 잘 끊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쥐었다.
이어 "제일 믿고 강하다는 투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계속 한 게임 한 게임 참 어렵다. 김재웅도 재정비 했고 구위도좋았는데 빗맞은 안타 나와서 꼬였다. 이겨도 불안함 마음 있어서 계속 쫓긴다. 매일 수명이 줄어드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키움은 8월 성적이 2승11패로 부진하다. 마운드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이다. 선발진(ERA 6.27)도 부진하지만 불펜진(ERA 8.08)은 더 불안하다. 이겨도 후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 감독의 간절함이 진심으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