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또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최다 6번이다.
한화는 지난 15일 창원 NC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 시즌 16번의 연장 승부에서 4승6패6무로 승률 4할.
지난 4월14일 수원 KT전(7-7), 5월14일 문학 SSG전(3-3), 5월20일 잠실 LG전(1-1), 6월16일 대전 키움전(2-2), 8월6일 광주 KIA전(4-4)에 이어 시즌 6번째 무승부로 리그 최다 기록. 그 다음 키움(3번)보다 두 배 많다.
무승부가 많은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한화 불펜이 꽤 괜찮다. 마무리투수 박상원을 필두로 경기 후반에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불펜의 힘이 좋다. 또 다른 이유는 타격이다. 홈런 1위 노시환과 채은성 외에는 상대를 위협할 만한 타자가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15일 NC전에서 지진 않지만 이기지도 못하는 한화의 연장 야구가 이어졌다. 7회부터 장시환(1⅔이닝), 김범수(1이닝), 주현상(1⅓이닝), 박상원(1⅔이닝) 등 4명의 구원투수들이 5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반면 타선은 7회부터 12회까지 산발 2안타 무득점 침묵을 지켰다.
수년째 한화의 발목을 잡는 타격 부진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팀 타율 10위(.240), OPS 9위(.674)에 그치고 있다. 노시환이 28개를 터뜨리면서 팀 홈런 2위(71개)에 올라있지만 전체적인 타선의 힘은 여전히 약하다.
타격이 좋은 선수 위주로 타선을 꾸렸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최원호 한화 감독의 운영 기조도 바뀔 듯하다. 최원호 감독은 “라인업을 짤 때 포수, 유격수 정도만 수비 중심이고 나머지는 타격이 더 나을 것 같은 선수를 많이 배치했다. 그렇게 했는데 여전히 팀 타율은 꼴찌”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봤다.
이어 최 감독은 “타격 위주로 배치했는데 성과가 나지 않으면 수비 리스크를 안아야 할 포지션들이 있다. (남은 시즌은) 전략을 조금 바꿔보려 한다. 타격이 괜찮은데 수비가 약한 선수, 수비가 부족한데 공격이 좋은 선수 중 어떤 선수를 써야 좋을지 경기를 통해 보겠다. 그러면서 선수 파악을 하면 내년 라인업 구상에도 영향이 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해 팀 실책이 최소 공동 3위(69개), 수비 효율(DER) 3위(.687)로 기록상으로 나쁘지 않지만 체감상으로 안정감이 떨어진다. 당장 15일 NC전만 해도 6~7회 3루수 노시환과 1루수 김인환의 수비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