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방황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리고 재정비를 하면사 다시금 소화하는 이닝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은 9월의 비밀병기로 다시 준비하고 있다.
김진욱은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직전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시즌 초의 기대치,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고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했던 특급 성적에 비하면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불펜 투수로 시즌을 오롯이 준비했다. 불펜에서 올해는 비로소 제 기량을 펼치는 듯 했다. 4월 한 달 동안 10경기 평균자책점 0(11⅔이닝 0자책점) 12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했다. 좌완 핵심 필승조 역할을 하면서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당연히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은 깨졌지만 5월까지도 김진욱은 롯데의 핵심 불펜 투수였다. 5월까지 24경기 2승2패 5홀드 평균자책점 1.61(22⅔이닝 4자책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6월 첫 3경기 동안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상황이 연달아 발생했다. 충격의 강판들이 이어졌다. 잠시 재정비를 하고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6월7일 1군에서 말소됐고 17일 콜업됐지만 첫 등판부터 다시 0이닝 강판을 당했다. 이때부터 김진욱의 시즌은 새드엔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결국 43경기 2승1패 8홀드 평균자책점 5.23(32⅔이닝 19자책점) 25볼넷 32탈삼진 WHIP 1.74의 성적을 기록하고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다시 말소됐다.
김진욱은 반등의 시간을 찾고 있다. 반등을 위해 2군에서 어떤 훈련을 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를 인지하고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1군과 2군의 실력 격차가 있다고 하지만 지난 5일부터 이어진 3번의 등판에서 구단이 주문한 모습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 듯 했다. 퓨처스리그 5일 LG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8일 고양전에서는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12일 한화전에서 3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나름의 호투를 펼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닝이 늘어간 것을 볼 수 있다.
서튼 감독은 이 대목에 대해 “지금 멀티이닝을 던지는 것은 자신의 제구 또는 경기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박세웅과 나균안이 아시안게임에 가기 때문에 그때 던질 수 있는 멀티이닝 투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은 9월 중순부터 10월초에 이뤄질 전망. 이 기간 박세웅과 나균안은 팀을 떠난다. 시즌은 계속 진행된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토종 선발 핵심인 나균안과 박세웅의 이탈은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대안이 필요했고 선발 경험이 있는 김진욱이 다시 낙점을 받았다. 재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준비를 할 수 있다. 김진욱 입장에서는 올해 다시 한 번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롯데 역시 김진욱을 조심스럽게 비밀병기로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기대에 부응해야 할 때.
롯데는 '8치올'을 성공하고 9월의 고비를 김진욱이라는 비밀병기로 극복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