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새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29)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강력하진 않았지만 안정감이 있었다.
태너는 지난 15일 창원 한화전에 선발등판,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첫 등판치고는 무난한 투구로 NC가 기대했던 안정감과 이닝 소화력을 보여줬다.
홈런 1위를 질주 중인 노시환에게 1회 선제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호투했다. 3~5회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좌타자 상대로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지는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2회 김인환, 3회 이도윤, 문현빈 등 좌타자들이 태너의 슬라이더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우타자 노시환도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태너의 몸쪽 낮게 꺾이는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돌며 삼진 아웃.
6회 1사 1루에서 닉 윌리엄스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맞아 추가 실점했지만 무사사구 투구로 장점인 제구력을 보여줬다. 구속은 최고 144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직구(34개) 외에 슬라이더(29개), 체인지업(18개), 커브(4개)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여 타자들의 타이밍을 적절하게 잘 빼앗았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전 태너에 대해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다양한 구종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가져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임자 테일러 와이드너(삼성)가 공도 빠르고 구위가 좋지만 기복이 심해 이닝 소화력이 아쉬웠는데 태너는 첫 등판부터 86개의 공으로 6이닝을 책임지는 효율성을 보였다.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 템포도 뒤에서 수비하는 야수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다. 그러나 최고 구속 144km, 평균 140km에 그친 직구의 힘이 떨어져 타자들의 히팅존에 조금이라도 걸리면 맞아나갔다. 1회 노시환, 6회 윌리엄스의 홈런 모두 직구를 던지다 맞았다. 이날 태너가 허용한 안타 6개 중 5개가 직구를 공략한 것이었다.
데뷔전에서 가능성과 보완점을 모두 확인한 태너는 경기 후 “팬들 앞에서 첫 피칭과 더불어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좋았다. 수비수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계속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피칭할 수 있었다”며 “팬 응원 문화가 다른 리그에서 피칭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투구 중 많은 재미를 느꼈다. 오늘 아쉽게 무승부(3-3)를 했지만 앞으로 나의 역할을 다해 팀 승리를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데뷔전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