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류지혁은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와 같다.
지난달 5일 김태군(KIA 포수)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한 그는 팀의 상승세와 궤를 함께 한다. 삼성은 개막 후 류지혁이 이적하기 전까지 28승 46패 승률 0.378에 그쳤으나 류지혁 이적 후 14승 12패 1무 승률 0.538을 기록 중이다.
주장 구자욱은 "지혁이가 선수들을 잘 챙기고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혁이 덕분에 저도 마음이 편하고 든든하다"면서 "구단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를 잘 데려왔다고 생각한다. 지혁이는 후반기 상승세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후배들도 류지혁의 매력에 푹 빠졌다. 외야수 김현준은 "지혁이 형과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까지 대화를 주고받으며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고마워했다.
내야수 이재현은 "지혁이 형이 처음 오셨을 때 좀 어색할 수밖에 없었는데 먼저 말도 많이 걸어주시고 간식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하셨다. 먼저 다가와주셔서 좋았다. 야구와 관련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제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지혁은 15일 대구 LG전에서 결승타를 터뜨리며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삼성은 5회까지 0-2로 끌려갔으나 6회 선두 타자 김동진의 좌전 안타, 김현준과 김성윤의 기습 번트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구자욱이 친 땅볼 타구가 LG 선발 아담 플럿코의 발을 맞고 3루 쪽으로 굴절됐다. 그사이 3루 주자 김동진은 홈을 밟았다.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강민호의 타구를 잡은 3루수 문보경이 송구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2-2 승부는 원점.
누상에 주자가 가득 찬 가운데 류지혁이 타석에 들어섰다. 2회 중견수 플라이, 5회 중전 안타를 기록한 류지혁은 플럿코의 1구째 컷패스트볼(140km)을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김성윤과 구자욱이 홈을 밟으며 4-2 역전에 성공했다.
류지혁에게 일격을 당한 플럿코는 좌완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승기를 가져온 삼성은 1점 차 앞선 8회 1사 만루서 오재일의 2타점 적시타로 6-3으로 달아났다. LG는 9회 2점을 추격했지만 더 이상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삼성은 LG를 6-5로 꺾고 3연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류지혁은 경기 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경기 초반에 어렵게 풀어나갔는데 중후반 들어 잘 풀렸다. 다 같이 방망이가 터져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또 "만루 상황이 좀 편해 마음 편하게 쳤다. 부담 안 가지고 잘 된 거 같다"고 덧붙였다. 류지혁은 "팬들께서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 원태인 선수가 1회 흔들림을 잘 극복하고 선발로서 자기 몫을 충분히 완수해주면서 역전의 기틀을 만들어줬다. 6회 만루에서 류지혁 선수의 안타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고 이후 상대 타선을 잘 막으며 승리했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