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달 전만 해도 FA 시즌을 망친 것만 같았다. 하지만 8월 여름에 완벽 부활하면서 대박의 꿈이 되살아났다. LA 다저스의 우승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켰다.
다저스 좌완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27)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구 12탈삼진 3실점 역투로 다저스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8연승을 달린 다저스는 71승46패(승률 .607)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4회 앨런 트레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는 등 3점을 내주긴 했지만 개인 최다 12개의 삼진을 잡으며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5~6회 연이어 ‘KKK’ 이닝으로 7회 1사까지 7타자 연속 탈삼진. 최고 94.1마일(151.4km), 평균 92.2마일(148.4km) 포심 패스트볼(40개)을 비롯해 슬러브(29개), 체인지업(16개), 커터(3개) 등 4가지 구종을 고르게 던지며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승리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유리아스는 시즌 18경기(99⅓이닝) 10승6패 평균자책점 4.35 탈삼진 99개를 마크했다. 지난달 2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5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며 5점대(5.02)로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을 4점대 초중반으로 끌어내렸다.
8월 들어 확 살아났다. 지난 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5이닝 무실점), 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6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8월 3경기 모두 승리하면서 평균자책점 1.50. 18이닝 동안 삼진 22개를 잡으면서 볼넷은 2개뿐이다.
‘MLB.com’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전 “우리가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 기회를 잡기 위해선 유리아스가 에이스처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리아스가 그에 걸맞은 투구로 기대에 보답했다.
경기 후 유리아스는 “야구는 기복이 심한 경기다. 지난 2시즌 동안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몇 가지 문제로 일관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고,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자신했다. 로버츠 감독도 “유리아스가 경기 내내 집중하면서 날카로운 구위를 뽐냈다. 결의에 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8회까지 던져도 될 만큼 효율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었다”고 칭찬했다.
지난 2020년 월드시리즈 6차전 우승 확정 경기에서 2⅓이닝 세이브를 거두며 다저스를 32년 만에 정상으로 이끈 유리아스는 2021년 20승으로 내셔널리그(NL) 다승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7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1위(2.16)를 따냈다. NL 사이영상 7위, 3위에 오르며 리그 정상급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데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젊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음 가는 FA 대어로 꼽힌다.
그러나 5월 중순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반을 결장했고, 복귀 후에도 좀처럼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FA 가치가 떨어지는 듯했지만 8월에 급반등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지금까지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을 유리아스 본인도 알고 있다. 하지만 마무리를 아주 잘하면 멋진 한 해로 만들 수 있다. 아직 야구가 많이 남아있다”며 남은 시즌과 가을야구 활약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