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열리는 2024 KBO 신인 드래프트가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했던 초고교급 투수 장현석(19·마산용마고)이 계약금 90만 달러에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가운데 1~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와 두산의 차선책에 관심이 쏠린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는 장충고 좌완 황준서(18) 지명이 유력하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황준서는 장현석과 라이벌 구도를 그렸다. 최고 156km를 던진 장현석 같은 강속구는 없어도 좌완으로서 부드러운 투구폼과 밸런스, 안정된 제구력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187cm 75kg로 마른 체구였지만 올해 들어 체중을 5kg가량 불려 최고 구속 150km까지 던졌다. 장현석이 미국으로 갔지만 한화가 크게 아쉬워하지 않은 것도 황준서라는 확실한 대안이 있기 때문이었다.
장현석이 국내에 남았다면 한화에서 뽑았을 것이고, 황준서는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에 갈 가능성이 높았다. 장현석의 미국행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본 팀이 두산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요즘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인천고 김택연(18)이 우완 최대어로 폭풍 성장하며 2순위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것이다.
184cm 88kg으로 단단한 체구의 김택연은 올해 고교 13경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97개를 기록 중이다. 64⅓이닝 동안 삼진 97개를 잡으며 사사구는 10개(9볼넷 1사구)에 불과할 만큼 제구력이 좋다.
최근 대통령배에서 인천고를 결승까지 올려놓은 김택연은 최고 150km의 묵직한 직구를 100구 이후에도 뿌리며 선발투수로 긴 이닝 소화력까지 뽐내고 있다. 2순위 두산 지명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 팬들 사이엑서 벌써 ‘두택연’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김택연의 존재를 잘 알고 있다. 1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스카우트팀과 신인 지명 관련 이야기를 잘하고 있다.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좋은 선수들을 잘 뽑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김택연 투구 영상도 봤다. 좋던데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이승엽 감독은 “우리가 1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1순위) 한화가 누구를 뽑을지 그거부터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택연의 기세가 워낙 좋은 반면 황준서는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하다.
좌완 투수가 부족한 한화 마운드 구성상 황준서를 거를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1~2순위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드래프트까지 앞으로 남은 한 달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도 황준서와 김택연이 모두 출전한다. 드래프트 전 마지막 평가 무대에서 두 투수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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