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ERA 2.55→2020년 ERA 3.32→2021년 ERA 3.15→2022년 ERA 2.54→2023년 ERA 4.66.
LG 트윈스의 장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의 5년간 평균자책점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평균자책점 2.89였던 켈리는 올 시즌 롤러코스터 피칭을 반복하며 4.66으로 부진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1명 중 20위다.
LG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8-4로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60승 고지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2위 SSG와 승차는 6경기다. 60승 선착 팀의 정규 시즌 우승 확률이 75.8%(33차례 중 25차례)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60.6%(33차례 중 20차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최대 고민거리는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한 켈리의 부진이다.
켈리는 지난 11일 잠실 키움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한 경기 잘 던지고, 한 경기 부진한 '퐁당퐁당' 투구로 기복이 있는 켈리는 이날 5회까지는 1피안타 1볼넷만 허용하고 무실점이었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6회 스트레이트 볼넷-안타-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첫 볼넷 후에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고 내려갔지만, 갑작스런 제구 난조는 이어졌다. 김혜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서 교체됐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에서 다음 투수 준비가 늦어서 교체가 늦었다"고 했다. 김혜성 때 김진성을 올리려 했으나, 준비가 덜 됐다. 김진성이 밀어내기 볼넷,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이 됐고, 켈리는 실점은 3점이 됐다
염 감독은 12일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켈리에 대해 "5회까지도 좋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켈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프스피드 구종의 문제점이었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오프스피드 피치다. 체인지업이나 포크볼처럼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어야 하는데,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도 말했지만 투구수도 많아지고, 무너질 땐 한꺼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올해 많다. 오프스피드 피치에 대해 한 번 더 심도있게 얘기를 할 것이다. 올 시즌만 있는 게 아니고 더 중요한 포스트시즌이 있고, 내년 시즌이 있기 때문에 그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지금의 과정을 계속 반복할 수 밖에 없다. 그것에 대해 설명을 한 번 해 줘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승 1위, 평균자책점 5위를 기록한 켈리는 올해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주무기 커브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5년째 상대하는 타자들이 익숙해져인지 공략되고 있다.
LG는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토종 선발진이 보강됐고, 리그 최강인 타선, 부상자들이 속속 복귀해 약점이라곤 크게 없다. 정규 시즌 1위를 굳건히 지키고, 독주 체제가 보인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단기전에서 확실한 1~3선발이 있어야 한다. 켈리, 플럿코, 최원태가 1~3선발로 확실한 믿음을 줘야 한다. 지난해까지 켈리는 '가을 사나이'였다. 지난해 키움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전 투수가 되기 전까지 켈리는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승 무패였고,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LG가 승리했다. 지난해 같은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켈리는 전반기 막판, 염 감독과 개인 면담을 했다. 부진으로 마음 고생을 한 켈리가 조언을 듣기 위해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염 감독은 켈리의 구종별 피안타율, 카운트별 볼 배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준비해 '피칭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염 감독은 "2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4할대 가깝다. 체인지업 구종 가치가 떨어졌다"며 피칭 디자인의 변화를 조언했다. 체인지업은 여전히 문제다. 어떤 해결책을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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