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선발이 고전 중인 한화가 새로운 카드 2장을 꺼낸다. 불펜에서 전천후로 투입된 이태양(33)과 신인 김서현(19)이 4~5선발 자리에 들어간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12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이태양과 김서현이 오는 16~17일 창원 NC전에 각각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나란히 구원등판한 두 투수는 각각 4일, 5일 휴식을 갖고 선발투수로 마운드 오른다. 이태양은 선발로 통산 102경기(24승37패 평균자책점 5.26) 경험이 있다. 김서현은 1군에서 선발등판이 없지만 2군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6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한화는 6월 이후 4~5선발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승혁이 7번의 선발 기회를 얻었으나 2패 평균자책점 7.06으로 고전했다. 지난 11일 두산전에서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실점(4자책)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12일 1군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다. 장민재도 1군 복귀 후 2경기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가면서 한화는 선발진에 두 자리가 비었다.
최원호 감독은 고심 끝에 이태양과 김서현을 4~5선발로 낙점하면서 변화를 줬다. 최 감독은 “어제 한승혁을 보고 선발을 교체해야 되겠다 싶었다. 이태양을 그 자리에 선발로 넣기 위해 (3회) 올려서 3이닝 정도 생각했다. 퓨처스 팀에서 코치들이 딱 자신 있게 추천할 만큼 선발투수들의 컨디션이 안 된다고 해서 이태양을 선발로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태양이 3회 추가 2실점하자 일찍 내렸고, 4회부터 김서현을 투입했다.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올라온 만큼 김서현도 투구수 70~80개로 3~4이닝 소화를 기대했지만 사사구만 8개로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2⅔이닝 3피안타 6볼넷 2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며 투구수 81개에 교체됐다.
최 감독은 “김서현을 편한 상황에서 최대한 끌고가려고 했다. 금요일 경기라 불펜 소진도 생각해야 했고, 선발로 길게 던지는 모습도 한 번 봐야 했다. 생각보다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일찍 교체했다”며 “퓨처스에서 보고 받은 것이나 기록에 비해선 안 좋은 내용을 보인 게 사실이다. 그래도 제대로 된 (선발) 기회를 줘야 한다. 다음 등판에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준비를 잘해보자고 김서현에게도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서현의 제구 난조에 대해 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자기 뜻대로 안 될 때 본인 컨트롤이 어렵다. 어제도 안 좋을 때 빨리 어떤 컨셉을 갖고 운영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 떨어진다. 세게만 던지려고 하다 보니 몸이 벌어지고 밸런스가 무너졌다. 세게만 던지는 게 능사는 아니다. 문동주도 안 좋을 때는 그런 모습이 있었다. 김서현도 꾸준히 경기를 경험하면서 터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2군으로 내려간 한승혁에 대해서도 최 감독은 “두 달간 선발진에 있었지만 투구수를 올리는 과정에서 비로 등판이 취소되고, 밀리면서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조금 불운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컸고, 변화구 제구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단 퓨처스에 내려가 코칭스태프랑 미팅을 하면서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볼 것이다. 퓨처스 코치들이 보고 생각한 것을 조율하면서 정비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화는 한승혁이 빠진 자리에는 불펜 필승조 강재민을 엔트리 등록했다. 열흘 재등록 기한을 채우자마자 1군 복귀. 최 감독은 강재민에 대해 “공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심적으로 한 번 쉬어가야 했는데 좋은 타이밍에 잘 다녀온 것 같다. 상황을 보고 쓰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