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예정된 경기가 무려 1시간 46분이나 지연돼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경기 지연의 이유는 황당했다. 선수들의 야구 장비를 실은 트럭이 교통 정체로 야구장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11일 오후 6시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라쿠텐 모바일파크 미야기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와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라쿠텐 선수단은 전날 후쿠오카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원정 경기를 치르고 11일 오전 비행기로 이동했다. 선수들의 장비는 따로 구단 트럭으로 후쿠오카에서 센다이로 옮겼다.
그런데 문제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정체가 발생하면서, 라쿠텐 선수단의 장비 차량이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기면서 오후 6시에 경기가 시작되지 못한 채 장비 차량이 도착하기를 기다려야 했다.
2만 231명의 관중은 2시간 가량 기다린 끝에 라쿠텐-오릭스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라쿠텐 선발 투수 기시 다카유키(38)는 경기 지연 변수에도 불구하고 5-0 완봉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9이닝 동안 108구를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기시는 1회 위기였다. 안타 2개를 맞으며 2사 1,2루 실점 위기였는데 헛스윙 삼진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이후 2회와 3회는 삼자범퇴, 4회는 2사 후 볼넷을 허용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5회 1사 후 안타를 하나 맞았으나 삼진과 포수 뜬공으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6회 다시 삼자범퇴. 7회와 8회는 각각 2사 후에 안타를 하나 맞았으나 범타로 이닝을 끝냈다. 8회까지 99구를 던진 기시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팬들의 환호에 2루수 직선타, 투수 땅볼, 좌익수 뜬공으로 완봉승을 장식했다.
기시는 2021년 3월 30일 지바 롯데 상대로 완봉승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개인 통산 19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고 있다.
기시는 경기 후 1시간 46분이나 지연된 것에 대해 “신경쓰이지 않았다. 기온이 내려 딱 좋았다”고 컨디션 조절이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시작 시간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더위에 많은 팬들이 기다려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라쿠텐-오릭스 경기는 기시의 호투에 힘입어 2시간 37분 만에 끝났다. 이날 열린 일본프로야구 6경기 중에서 가장 경기 시간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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