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묵묵하던 캡틴의 시간이 시작됐다. 롯데 자이언츠 캡틴 안치홍(33)이 8월 타율 5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의 대반전을 이끌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안치홍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7-1 승리와 2연승을 이끌었다.
이날 안치홍은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선발 토마스 파노니와 승부 끝에 144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선제 솔로포이자 전날(10일) 경기에 이은 이틀 연속 홈런포. 이 홈런으로 롯데는 기선을 제압했고 이후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3회에는 2사후 2루타를 치면서 기회를 이어갔다. 5회에도 1사 1루에서 좌중간 안타를 치고 상대 실책으로 1루 주자까지 불러들이며 득점의 가교 역할을 했다. 6회에는 2사 1,2루에서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면서 KIA에 공포의 대상이 됐다.
7월까지 다소 조용하고 기복이 있었던 안치홍이었다. 묵묵히 주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었지만 핵심 타자로서 역할을 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타선의 전체적인 침체 속에서 베테랑으로서 해줘야 하는 몫이 있었다. 하지만 8월에 접어들자 안치홍의 시간이 시작됐다.
안치홍은 8월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가 없었다. 8월 타율 5할1푼8리를 마크하고 있다. 이날 포함해 벌써 3안타 경기만 3번을 기록했다. 그만큼 안치홍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안치홍은 “일단 선수들끼리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물론 나를 비롯해서 (전)준우 형, (정)훈이 형 모두 자신의 역할을 못했었다는 것에 대해서 서로 얘기하지는 않지만 저도 그렇고 형들도 그렇고 잘 알 것이다”라면서 “그런 마음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묵묵히 훈련하면서 살아나기 위해서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계속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타석에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주장으로서 역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전날(10일) 고척 키움전 6회 1사 1루에서 이용규의 뜬공 타구를 놓친 신인 중견수 김민석의 포구 실수에 대해서도 덕아웃에서 따끔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1루 주자가 조금 많이 나왔었다. 김민석 선수가 들어오면서 주자도 같이 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귀루하는 주자를 잡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그냥 잡기만 해도 되는데 그렇게 급해서 했다는 점을 얘기해줬다.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했으면 한다고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이제 정말 승리만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이날 승리로 6위 KIA와 승차는 1.5경기 차이로 줄였다. 5위 두산과는 여전히 4경기 차이. 그는 “말 그대로 저희는 정말 ‘이겨야 한다’는 말 밖에 안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해야 한다는 얘기밖에 안하기 때문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전반기 9연승의 임팩트가 강해서 연승이 잘 안나왔고 선수들도 피곤하고 페이스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해왔고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이제 다시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