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기회를 잡은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현재 가장 뜨거운 타자는 이정훈(29)이다. 지난해 KIA에서 방출된 이후 롯데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고 후반기에 콜업됐다. 2군에서 54경기 타율 2할8푼8리(163타수 47안타) 2홈런 26타점 OPS .719의 기록을 남기고 1군에 콜업됐다.
이미 방망이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정훈의 수비 포지션이 관건이었다. 당장 포수로도 스프링캠프를 소화했고 스스로도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시범경기 등을 거치면서 포수 보다는 좌익수나 1루수 등으로 나서며 타격에 집장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KIA에서도 비슷한 상황 속에서 방출의 운명을 맞이했다.
하지만 어쨌든 방망이 하나라도 경쟁력이 있다면 어떻게든 1군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리그 중하위권 수준의 롯데 타선이었고 이정훈의 가세가 도움이 될 수 있었고 실제로 현재 팀 타선에서 가장 잘 맞고 있다.
전반기 막판이던 7월1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현재 타율 4할6푼2리(39타수 18안타) 1홈런 2타점 OPS 1.133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9~10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2경기 연속 3안타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6개의 볼넷과 7개의 삼진으로 선구안에서도 탁월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적은 표본이지만 이정훈의 생산력은 롯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득점력 극대화를 위해서는 결국 현재 가장 잘 맞고 있는 이정훈 앞에 많은 주자들이 출루를 해야 한다. 래리 서튼 감독은 11일 사직 KIA전을 앞두고 "언제나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라면서 "이정훈은 스스로 기회를 잡은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캠프에서도 굉장히 좋은 타자였고 이를 보여줬다. 모든 선수들이 건강해서 1군에 엔트리 포함을 고민했다. 이후에는 1루나 외야에서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라면서 "그러나 2군에서 외야와 1루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팀에 도움이 되는 타자라는 것은 분명했다. 이정훈은 그동안 많이 노력했다"라면서 이정훈의 그간 노력을 서튼 감독은 칭찬했다.
이날 롯데는 KIA 좌완 토마스 파노니를 상대로 윤동희(우익수) 안치홍(2루수) 니코 구드럼(3루수) 전준우(지명타자) 이정훈(좌익수) 정훈(1루수) 김민석(중견수) 노진혁(유격수) 손성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좌완 선발임에도 이정훈은 선발 라인업에 생존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