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1,2번이 강해야 하는데...".
LG 트윈스는 5.5경기차 1위를 순항중이다. 방어율과 타율 1위를 달리는 팀이 선두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49경기를 남겼으니 안정된 항해를 한다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강력한 선발야구와 타선의 힘까지 작동하는 KT 위즈의 기세가 신경이 쓰이지만 승차가 8경기나 된다. 염경엽 감독은 (2019년) 9경기차도 뒤집혔다고 긴장하지만 LG 투타 밸런스도 좋고 수비와 기동력까지 갖춘 팀이라 쉽게 역전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근심은 확실한 원투펀치를 가동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담 플럿코와 케이시 켈리의 원투펀치는 압도적이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플럿코는 18경기 ERA 2.33의 에이스 투수이지만 전반기를 전후로 각각 2주일의 휴식기를 가질 정도이다. 켈리도 예전만 못하다. 21경기에 등판해 7승6패, ERA 4.63에 그치고 있다.
외인펀치가 강하게 작동하지 못하자 위기감이 찾아왔다. 후반기 선두수성의 열쇠는 선발진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움 선발 최원태를 긴급수혈했다. 최원태는 5선발 로테이션의 한축을 담당해 2경기에 등판했다. 실적과 경험이 있는 투수라 자기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반가운 호재가 생겼다. 선발투수로 변신한 이정용이 선발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2일 키움전 6이닝 무실점, 9일 KIA전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입단 이후 불펜투수로만 활약했던 이정용이 선발투수로 잠력을 보여주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패턴에서 포크와 커브까지 추가하며 난공불락의 선발투수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직구의 힘이 좋은데다 제구가 되는 투수였다. 급성으로 배웠다는 포크 구사율을 직구보다 높이자 상대타자들이 혼란에 빠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염감독은 월래 필승조로 복귀시키려다 선발투수로 말뚝을 박았다. 그래서 임찬규, 최원태와 함께 토종 트리오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이지강과 김윤식까지 6,7선발도 대기상태이다. 개막 이후 가장 안정된 선발진이다. 강력한 불펜 뿐만 아니라 강력한 타선까지 뒤를 받치고 있으니 선두 수성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등 포스트시즌은 또 다른 변수가 있다. 강력한 원투펀치가 있는 팀이 유리하다. 염 감독도 "큰 경기에서는 확실한 1,2번이 있어야 한다. 원투펀치가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파급효과와 에너지가 다른 투수에게 미친다"고 말한다.
결국은 플럿코와 켈리의 투톱이 위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나란히 16승 ERA 2.54(켈리), 15승 ERA 2.29(플럿코)의 작년 모습을 보여준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1994년 우승 이후 29년동안 굳게 잠긴 대권 자물통을 두 외인이 풀어줄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