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로도 기용하겠다".
KIA 타이거즈 최원준이 1루수로 큰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8~9일 LG 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서 연이틀 타구를 연이어 놓치거나 잡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LG 타자들의 정면성 빠른 타구를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아무래도 1루수 경험이 부족한 탓에 대응력이 떨어졌다.
입대 전에는 붙박이 우익수였다. 어깨가 좋아 심심치 않게 총알 보살도 했다. 군복무 사이에 FA 나성범와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입단해 각각 우익수와 중견수를 맡았다. 그래도 한 자리가 있을 줄 알았지만 이우성이 일취월장하더니 좌익수를 차지했다. 어쩔 수 없이 전역과 함께 1루수로 나섰다.
2016년 2차 1번으로 입단할때는 내야수였다. 그러다 외야까지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했다. 내야수로 포구와 송구에 어려움을 겪자 2020시즌부터 외야수 외길 인생을 걸었다. 김종국 감독은 최원준이 복귀하자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1루수 미트를 맡겼다. 두 달 넘게 경기하며 적응도를 높였지만 완전한 1루수가 되기는 힘들었다.
더군다나 최원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명단에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내야수가 아닌 외야수이다. 이정후(키움), 최지훈(SSG)와 함께 3명의 외야수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런데 KIA에서는 계속 1루수로만 뛰었다. 외야 훈련도 병행하면 큰 문제가 없고 대표팀에서도 훈련을 하면 된다. 그러나 외야 실전 경험이 적다면 혹시 모를 실수도 나올 수 있다.
현재 KIA 포지션 구도상 최원준이 외야수로 나간다면 이우성이 벤치에 앉아야 한다. 이우성은 올해 커리어 하이를 찍는 중이다. 시즌 타율 2할9푼8리 5홈런 31타점 29득점, OPS 0.774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3할1푼이다. 현 시점에서 최원준 외야 기용과 이우성 벤치행은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이다.
최원준이 1루수로 뛰면서 황대인과 변우혁의 활용폭도 줄었다. 황대인은 부상에서 회복했으나 퓨처스 팀에서 계속 뛰었다. 변우혁은 코로나19 이슈에 발목도 잡혔다. 이 시점에서 최원준의 수비가 흔들린데다 타격까지 슬럼프 조짐을 보이자 김종국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10일 퓨처스 팀에서 뛰고 있는 황대인을 긴급 콜업했다.
동시에 최원준의 수비 활용법도 변화를 시사했다. "황대인은 1루 수비와 타격 보강을 위해서 등록했다"며 "원준이는 지난 2~3년간 외야수를 하다보니 1루수로 타구에 대한 푸드워크와 핸들링 조금 부족하고 어색했다. 계속 나아질 것이다. 앞으로는 외야수도 병행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자신의 텃밭인 외야수로도 나간다. 아직까지 최원준에게 1루수는 맞지 않는 옷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