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MVP와 신인왕 후보가 한화에 다 있다. 노시환(23)과 문동주(20)가 KBO리그 역대 7번째로 한 팀에서 MVP, 신인왕 동반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9일 수원 KT전에서 데뷔 첫 3홈런 경기를 펼친 노시환은 올 시즌 94경기 모두 출장, 타율 3할7리(371타수 114안타) 26홈런 71타점 출루율 .393 장타율 .569 OPS .962로 맹활약 중이다. 공식 타이틀로 홈런, 타점, 장타율 3개 부문 1위에 올라있다. OPS도 최정(SSG)과 공동 1위.
내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돼 최소 2주 이상 결장해야 하는 점이 변수이지만 지금 기세로 최대한 벌어놓으면 홈런, 타점 1위가 유력하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홈런, 타점 1위 타자의 MVP 수상 확률은 60.7%(17/28)에 달한다. 투수 쪽에서 강력한 MVP 후보 에릭 페디(NC)와 2파전 양상이다.
문동주도 신인왕 레이스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28⅔이닝) 30이닝을 넘기지 않아 2년차에 중고 신인 자격을 유지 중인 문동주는 올해 19경기(98⅓이닝) 6승7패 평균자책점 3.39 탈삼진 83개를 기록하고 있다.
불펜이 3번이나 승리는 지키지 못한 바람에 승보다 패가 많은 게 아쉽지만 승수 빼고 모든 면에서 신인 투수 중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문동주도 아시안게임과 함께 이닝 제한 변수가 있다. 7승을 거둔 순수 신인 윤영철(KIA)의 기세도 만만치 않지만 피칭 퀄리티나 화제성에서 문동주가 우위다.
만약 두 선수 모두 MVP, 신인왕을 받는다면 KBO리그 역대 7번째 같은 팀에서 동반 수상자 배출이 된다. 앞서 1985년 해태(김성한-이순철), 1993년 삼성(김성래-양준혁), 2006년 한화(류현진-류현진), 2007년 두산(다니엘 리오스-임태훈), 2012년 넥센(박병호-서건창), 2020년 KT(멜 로하스 주니어-소형준)가 MVP, 신인왕을 모두 휩쓴 바 있다.
그러나 노시환과 문동주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후반기 고전을 거듭 중이다. 후반기 16경기 4승11패1무(.267)로 9위에 그치고 있다. 전반기 마쳤을 때만 해도 5위 롯데에 2.5경기 뒤진 8위로 포스트시즌 희망을 품었지만 지금은 5위 두산과 격차가 8경기로 벌어졌다. 오히려 10위 키움과 격차가 2경기로 좁혀져 꼴찌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 최근 10경기 1승8패1무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9위(5.63), 타율 10위(.227)로 투타 모두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4~5선발 부진 속에 잘 던지던 외국인 투수들마저 기복을 보이며 문동주(3G ERA 2.93)만이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힘이 떨어진 불펜도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타선에선 노시환이 홈런 7개를 터뜨렸지만 김태연(.310) 외에 타율 3할대 타자가 없다. 남은 기간 뚜렷한 전력 상승 요인도 없어 5강 희망을 되살리기 어려운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