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좀처럼 웃지 못한다. 경기를 패한 뒤 선수단 긴급 미팅까지 가질 만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김하성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하며 도루도 3개나 성공했다. KBO리그 시절 포함 한 경기 개인 첫 3도루 경기를 한 김하성은 최근 15경기 연속 안타, 18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타율 2할8푼8리(368타수 106안타) OPS .835를 유지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시애틀에 1-6으로 패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진 시애틀 선발투수 에머슨 핸콕이 5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봉쇄했다. 1회 볼넷으로 출루한 김하성이 2~3루 연속 도루에 성공한 뒤 후안 소토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은 게 유일한 득점이었다.
경기 후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핸콕이 올 시즌 샌디에이고 라인업이 얼마나 실망스러운지 듣지 못했다면 이날 경기 후 그들의 유니폼 뒤에 새겨진 유명한 이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김하성이 핸콕에게 약간 혼란을 줬을 뿐 다른 건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3회에도 핸콕에게 중전 안타를 치며 2루 도루를 또 성공했지만 2~3번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후안 소토가 각각 유격수 땅볼, 2루 땅볼로 물러나 잔루로 남아야 했다. 타티스 주니어와 소토는 나란히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시즌 타율 2할5푼6리, OPS .780으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8회에만 5실점하며 불펜마저 무너진 샌디에이고는 전날 무득점 패배(0-2) 이후 2경기 연속 타선 침묵으로 시애틀에 졌다. 최근 4연패와 함께 시즌 성적 55승60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7위에 처진 샌디에이고는 3위 마이애미 말린스(60승56패)와 격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시즌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인데 무기력한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
이날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20분간 선수단 긴급 미팅까지 가졌다. 샌디에이고 간판 스타인 3루수 매니 마차도는 “용납할 수 없다. 상대 투수가 잘 던지긴 했지만 우리는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했다”며 “서로 대화를 나눌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여기 있는 26명의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려면 26명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더 좋은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격수 잰더 보가츠도 “안타 2~3개로는 이기기 어렵다. 상대가 처음 보는 투수이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공의 움직임도 좋았지만 우리가 더 잘해야 했다”며 “아직 너무 늦진 않았다. 우리 모두 연승을 할 수 있다고 말해왔지만 아직 그렇게 하지 못했다. 여전히 선수들은 모두 그렇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선수단 미팅은 올 시즌 4번째로 대부분 타격 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됐다. 소토는 “우리는 한 팀으로 플레이해야 하는데 일관성이 없다. 어떤 날은 잘하다가도 어떤 날은 그렇지 않다. 포기하지 않고 매일 꾸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선에서 김하성 말고 꾸준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게 샌디에이고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