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좋은 비입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과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천 취소 결정에 반색했다.
두산은 이날 5선발 김동주가 선발 등판할 차례였다. 그리고 상대는 여름 들어 상당히 페이스가 좋은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었다. 김동주의 올해 기록은 13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3.51로, 최근 등판이었던 4일 잠실 KT전에서 3이닝 2실점 조기 강판을 당했다. 데뷔 첫 선발 풀타임 시즌을 맞아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5월 12일 잠실 KIA전 이후로 두 달 가까이 승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우천 취소로 다윗과 골리앗의 맞대결을 피하게 된 이 감독은 “우리에게는 좋은 비다”라고 반가운 기색을 드러내며 “선발뿐만 아니라 오늘 경기는 김명신, 홍건희, 정철원 등 필승조 요원들이 모두 못 나가는 상황이었다. 내일 경기 선발투수는 김동주가 아닌 브랜든 와델이 나간다”라고 밝혔다.
11일부터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주말 3연전을 치르는 두산. 이날 우천 취소로 선발 로테이션이 바뀌는 건 아니다. 대신 가용할 수 있는 투수가 늘어났다. 일단 예정대로 11일 금요일 브랜든, 12일 토요일 곽빈이 출격한 뒤 등 부상으로 말소됐던 최원준이 13일 복귀전을 갖는다. 그리고 이날 등판이 취소된 김동주와 이틀 전 최원준의 대체 선발로 나섰던 최승용이 뒤에 대기한다.
이 감독은 “금요일과 토요일 경기서 김동주가 뒤에 대기한다. 김동주의 다음 선발 등판은 16일 잠실 KT전이다”라며 “화요일 선발이었던 최승용은 4일 휴식 후 일요일 복귀전에 나서는 최원준 뒤에 불일 생각이다”라고 새로운 플랜을 전했다.
두산은 5위(48승 1무 45패) 자리에서 역대급 5강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3위 KT와의 승차가 2경기에 불과하지만 반대로 6위 KIA에도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 매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8위 한화 상대로는 올해 8승 4패의 강세를 보였지만 순위싸움 생존을 위해 총력전을 계획했고, 때마침 10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선발 자원 5명을 시리즈에 쏟아 부을 수 있게 됐다.
한편 두산은 이날 내야수 이유찬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내야수 안재석을 콜업했다. 이 감독은 견제사와 실책으로 성장통을 겪은 이유찬을 향해 “이제는 팀이 더 중요하다. 팀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어제 오랜만에 선발 나갔는데 본인의 기량이 안 나오더라. 2군 가서 연습 많이 하고 자신감 찾으면 기회가 또 있을 것이다”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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