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못한 윤도현의 암 투병..뮤지컬+인터뷰 때 누구도 몰랐던 속사정 [Oh!쎈 레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3.08.10 16: 40

상상도 못했다. 리빙 레전드 로커 윤도현이 남몰래 암 투병 중이었다니. 심지어 그는 암세포를 품은 와중에도 뮤지컬 무대에 서서 관객들을 만났고 홍보차 취재진을 마주했다. 2021년 당시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라 화상 인터뷰였지만 그의 암 투병 및 완치 소식을 듣고 다시 곱씹으니 의미심장했다.
윤도현은 2021년 8월 18일, 뮤지컬 ‘광화문연가’ 홍보차 화상 인터뷰에 참석했다. 뮤지컬 ‘헤드윅’ 이후 5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 그는 “뮤지컬을 안 한다고 하다가 다시 시작했으니 더 열심히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주인공 명우 역으로 관객들을 만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2011년 ‘광화문연가’ 초연 때도 했다. 배우들한테 창작 뮤지컬 초연을 했다는 건 같이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의미가 있다. 뮤지컬 배우 윤도현으로서는 오리지널리티가 부여된 뮤지컬”이라며 “노래 연습을 더 많이 했다. 워낙 부르던 노래 스타일이 있어서 ‘광화문연가’에 맞는 창법을 만들어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염창동 희망친구 기아대책에서 가수 윤도현 홍보대사 위촉식이 열렸다.가수 윤도현이 꽃다발을 들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ksl0919@osne.co.kr

그런데 시기적으로 보면 윤도현은 당시 암 판정을 받았던 걸로 추측된다. 10일 그는 3년간 암 치료를 받았단 사실을 SNS를 통해 밝히며 “2021년 뮤지컬 광화문연가 연습이 막 시작될 무렵 아마 꽤 더운 여름으로 기억한다. 건강검진 후 암이란 말을 듣게 됐다. 정확한 병명은 림프종의 일종인 휘귀성암 위말트림프종”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연가’ 연습을 시작할 때 발병 진단을 받았다면 개막 후엔 암세포와 싸우면서까지 노래하고 연기했을 터다. 그래서일까. 윤도현은 당시 인터뷰에서 “눈에 보이는 아픔도 있지만 정신적인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게 문화예술 아니겠나”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코시국 때에 무대에 오르는 만큼 “시대가 암울하고 진흙탕 같은 순간에도 꽃피운 게 문화예술이다. 인간 자체가 감정과 감성이 있으니까 마음을 잘 추스르고 터치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라며 “생활이 메마르고 건조하다고 생각이 들면 ‘광화문연가’를 보시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곱씹어보면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안이었다. 희귀성암 선고를 받고 생애 처음으로 죽음이란 걸 진지하게 고민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투병 사실을 숨기며 억지로 웃으며 스케줄을 견뎌낸 그다. 3년 만에 완치될 때까지 윤도현의 암 투병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윤도현은 덤덤하게 치료 과정을 SNS에 설명한 뒤 "2021부터 며칠 전 2023 여름까지의 일들이다. 암이라는 것을 듣는 순간 앞이 깜깜졌다. 세상밖으로는 알리지 않기로 했다. 너무 많은 걱정을 하실 게 더 걱정이어서 팬분들은 충격도 받으실 거 같고 저희 부모님께도 알려드린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이틀 전 약 3년간의 투병을 마치고 드디어 암세포 완치 판정을 받았다”며 “암 세포보다 사실 부정적인 마음이 더 위험한 것이라 걸 뼈저리게 느꼈기에 긍정의 마음으로 부정적인 모든 것들로부터 이겨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알린다”고 투병 사실을 고백한 이유를 전했다.
특히 윤도현은 “저도 3년이 정말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도대체 언제 없어지는 건지도 모르겠고 없어지기는 하는 건지 그것도 불투명하고 여러분은 공포와 고립을 택하지 마시고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건강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 그만”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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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SNS, 광화문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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