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신예 투수 김영현이 경기 후 기념구를 건네 받고서야 자신의 데뷔 첫 세이브를 뒤늦게 알았다.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T의 경기. 9회초 KT가 7-1로 앞서 곧 경기가 끝날 분위기였다. KT는 추격조 하준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하준호는 2사 1루에서 볼넷,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정은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7-2가 되자, KT 벤치는 투수를 급히 교체했다.
김영현이 등판했고, 김태연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째 2루수 땅볼로 경기를 끝냈다. 5점 차였으나 만루 상황이라 김영현에게 세이브 요건이 충족됐다. 공 2개를 던지고 얼떨결에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런데 주인공인 김영현은 자신의 세이브를 모르고 있었다. 경기 후 고영표가 기념구를 챙겨줬다. 김영현은 경기 후 "(고)영표 형이 공을 챙겨주시기 전까지 세이브 상황인지 정말 몰랐을 정도로 정신없이 몸을 풀고 등판했다”고 말했다.
9회초가 무난하게 끝났더라면, 김영현은 등판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자들이 만루를 채우자, 불펜에서 급히 몸을 풀고 등판했다.
김영현은 “오랜만에 1군에서 던질 기회를 얻었는데 2군에서 잘 준비해서 그런지 자신감도 있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장)성우 선배의 미트만 보고 던진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45순위)로 KT에 입단한 김영현은 올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LG와 개막전에서 데뷔 첫 등판을 했는데.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1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프로 첫 경기의 쓴 경험을 했다. 이후 1~2군을 오가며 추격조 임무를 하고 있다.
6월 10일 키움전에서 던진 후 2군으로 내려갔고 지난 6일 약 두 달 만에 다시 1군에 콜업됐다. 이날 9회 긴급 등판이 콜업 후 첫 경기였다. 올 시즌 17경기(16이닝)에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하고 있다.
김영현은 "승, 패, 홀드보다 감독님께서 찾으실 때 믿음이 가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어떤 상황이든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결국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데뷔 첫 세이브의 기쁨으로 부모님을 떠올렸다. 김영현은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는데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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