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영(정수빈은 가을 영웅)’은 과학인 건가. 2009년 데뷔 후 통산 홈런이 30개가 전부인 정수빈(33)이 입추를 맞아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정수빈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시즌 9차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정수빈은 0-0이던 1회말 선두로 등장해 삼성 선발 최채흥 상대로 선제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3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높게 형성된 135km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0m. 작년 10월 3일 사직 롯데전 이후 309일 만에 터진 개인 통산 31번째 홈런이었다.
이는 KBO리그 시즌 6호, 통산 353호이자 정수빈 개인 2호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정수빈은 데뷔 첫해였던 2009년 9월 2일 잠실 한화전에서 개인 첫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가을사나이 답게 입추(立秋)를 맞아 보기 드문 홈런포를 신고했다.
정수빈의 활약은 계속됐다. 4회 우전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한 뒤 7회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며 3출루를 완성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톱타자 정수빈은 오늘도 만점 활약을 했다”라고 정수빈을 칭찬했다.
정수빈은 경기 후 “생각지도 못한 시즌 첫 홈런이 나왔다.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갔기 때문에 직구를 노릴 수 있었다. 좋은 타이밍에 걸려서 담장을 넘어 간 것 같다”라고 홈런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 또한 이날 입추인 걸 알고 있었다. 정수빈은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뽐내며 ‘정가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두산의 대표 가을 사나이다.
정수빈은 “오늘이 입추더라. 가을에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고, 팬들의 기대도 큰 것을 알고 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꾸준한 활약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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