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6)이 토미 존 수술 이후 복귀 두 번째 등판에서 타구에 무릎을 맞아 교체됐지만 큰 부상을 피했다. 단순 타박상으로 무릎에 멍든 것으로 끝나 다행이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동안 볼넷 1개만 허용했을 뿐 삼진 2개를 잡으며 실점 없이 노히터로 막았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5이닝 9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보다 훨씬 좋은 투구를 했다.
경기 시작부터 4회 1사까지 10타자 연속 퍼펙트로 처리한 류현진은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호세 라미레즈를 우익수 직선타로 잡은 뒤 오스카 곤잘레스의 투수 정면 직선 타구가 류현진의 오른쪽 무릎을 맞고 떨어졌다. 등 뒤로 떨어진 공을 류현진이 빠르게 주워 1루 송구까지 연결했다.
이닝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직접 처리했지만 시속 97.7마일(157.2km) 속도로 날아든 타구에 맞은 충격이 컸다. 1루로 송구를 하자마자 그대로 넘어진 류현진은 오른쪽 무릎을 부여잡은 채 고통스러워했다. 동료 선수들이 류현진 주변을 둘러싼 채 상태를 지켜봤고,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그라운드로 나왔다.
한참 동안 누운 채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자신의 힘으로 겨우 일어섰다. 슈나이더 감독과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아 덕아웃으로 돌아갔고, 5회부터 제이 잭슨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52구로 경기를 마쳤다.
다행히 류현진의 부상은 크게 심각하지 않았다. X-레이를 찍어본 결과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뼈나 인대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슈나이더 감독은 “우리는 류현진의 굵은 종아리에 대해 농담하곤 한다. 지금 그는 오른쪽 다리에 종아리가 2개나 있다”며 공에 맞아 부어오른 류현진의 다리 상태를 전했다.
부기가 남아있지만 타박상이라 류현진도 안도했다. 그는 “무릎에 멍이 들었지만 뛰거나 플레이를 할 때 다치진 않았다”며 타구에 맞아서 생긴 부상이 전부라고 밝혔다. 공에 맞은 뒤 후속 플레이 때 추가 부상은 없어 다행이다.
비록 부상으로 52구 만에 내려왔지만 4이닝 노히터로 부활을 알렸다. 최고 90.7마일(146.0km), 평균 88.8마일(142.9km) 포심 패스트볼(26개) 구속은 아직 토미 존 수술 전만큼 회복되지 않았지만 체인지업(11개), 커브(10개), 커터(5개) 등 4가지 구종 모두 커맨드가 좋았다.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고, 높낮이를 활용해 타자들의 시선을 계속 흐트렸다.
슈나이더 감독은 “부상 전까지 류현진은 정확하게 잘 던졌다. 몇 년 전 우리가 봤던 그 모습대로 공 하나하나마다 원하는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류현진도 “지난 등판보다 커맨드가 훨씬 좋았다. 특히 체인지업이 좋았다. 내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우타자 기준 바깥쪽 낮게 잘 떨어지며 헛스윙 5개를 이끌어냈다. 특히 2회 가브리엘 아리아스는 초구 이후 류현진의 3연속 체인지업에 모두 배트가 헛돌면서 삼진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