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는 어쩌다 민폐 콘서트가 됐을까.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가 처음 기대와 달리 민폐 콘서트가 됐다. 안전 등의 문제로 콘서트가 연기되면서 여기 저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라인업 변경 문제부터 장소, 같은 날 진행되는 페스티벌 쪽의 피해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 일정 연기에 대해서 “수용 인력, 안전 관리, 아티스트 출연 문제, 프로그램 보완 조정 문제, 새만금에서 이동 조건 퇴영식 문제 등을 종합해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됐다”라고 알렸다. 이로써 이번 행사는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서 개최된다.
‘케이팝 슈퍼 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 170여 개국 청소년들과 소통 예정이었던 당초 계획과 달리, 이 같은 변화는 많은 우려와 피해를 낳고 있어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일정이 변경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라인업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번 ‘케이팝 슈퍼 라이브’에는 그룹 아이브, 제로베이스원, 엔믹스, 스테이씨, 앤팀, 싸이커스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연 당일 일정 변경이 발표됨에 따라 예정됐던 출연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엔믹스의 경우 당초 예정된 스케줄이 있었기에 11일 공연에는 참석하지 못한다. 엔믹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K팝 가수들이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기에 기존 라인업 유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기존 라인업 출연자들의 일정에도 피해를 준 셈이다.
‘케이팝 슈퍼 라이브’ 측은 라인업을 추후 다시 공개할 예정. 일정이 바뀌면서 일각에서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출연설이 돌기도 했지만, 박보균 장관은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당초 KBS 중계를 예정했던 만큼, KBS 2TV ‘뮤직뱅크’ 라인업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업 문제는 또 있다. 기존 라인업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물론, 11일 개최도는 ‘2023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에도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다. ‘2023 JUMF’를 주최, 주관하는 전주 MBC 이태동 국장 역시 이에 대해 지적했다. 같은 날, 같은 도시에서 진행되는 K팝 공연이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것.
이날 진행되는 ‘2023 JUMF’에는 그룹 오마이걸, 드림캐쳐, 빌리, 원어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이채연 등이 출연한다. 이채연은 당초 ‘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던 바다. 이 국장은 라언업 문제와 함께 잼버리에 맞춰 개최 날짜도 연기하며 준비한 행사에 피해가 될까 염려했다. ‘잼버리 슈퍼 라이브’ 측은 출연자들이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출연자 라인업 뿐만 아니라 경기장을 빼앗긴 축구 팀 전북 현대 역시 황당한 상황이다. 전북 현대는 이번 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홈 2연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의 일정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하게 된 것.
페트레스쿠 감독도 이에 대해서 “어마어마하다. 정말 나쁜 소식이다. 태어나서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홈을 떠나 일정 변경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 팀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전주성이라는 홈구장에서 전북 팬들이 12번째 선수로 어마어마한 응원을 보내주기 때문에 타격이 배가 된다”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공연 후 경기장의 상태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라인업부터 장소까지 ‘민폐’를 더하고 있는 ‘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가 완성도 있는 구성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