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발진의 유일한 고민거리가 된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29)가 또 물음표를 남겼다. 2경기 연속 5이닝을 넘기지 못하면서 평균자책점이 6.49로 치솟았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6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산체스 빼고 선발들이 다 5이닝 이상 던지지 않았나요?”라며 “선발이 5이닝은 던져줘야 불펜 과부하를 막을수 있다”는 말로 산체스에게 이닝 소화를 기대했다.
김종국 감독 말대로 후반기 14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중 5회를 넘기지 못한 투수는 산체스가 유일하다. 또 다른 대체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가 최근 2경기 연속 6⅔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국내 선발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도 최소 5이닝은 책임졌다.
그러나 산체스는 지난 1일 포항 삼성전(4이닝 7실점)에 이어 이날 한화전도 5회를 못 채웠다. 4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긴 채 강판됐다. 3회까지 삼진 4개를 잡으며 실점 없이 막았지만 4회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했다. 이어 김인환에게 볼넷, 채은성에게 안타를 맞아 계속된 2사 1,2루에서 하주석에게 1타점 2루타를 내주며 역전 허용.
결국 5회를 버티지 못했다. 1사 후 김태연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3구째 체인지업이 바깥쪽 원바운드로 폭투가 된 사이 주자가 3루까지 갔다. 바로 다음 공으로 산체스는 또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노시환이 KIA 내야의 전진 수비를 뚫고 중전 적시타를 연결했다. 결국 산체스는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최지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산체스의 총 투구수는 94개로 스트라이크 63개, 볼 31개.최고 149km, 평균 144km 직구(44개) 중심으로 체인지업(19개), 커터(12개), 커브(11개), 슬라이더(8개) 등 5가지 구종을 구사했다.
삼진은 잘 잡지만 구위가 압도적이진 않았다. 한화 타자들은 존 근처에 오는 산체스의 공을 계속 파울로 커트했다. 매 이닝 산체스와 7구 이상 길게 승부한 타자들이 1명씩 나왔다. 1회 노시환은 8구 볼넷, 2회 최재훈은 9구 볼넷으로 출루했다. 4회 노시환은 7구 승부 끝에 홈런을 쳤고, 5회 김태연도 7구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KIA 타선의 도움을 받아 패전을 면한 산체스이지만 지난 1일 포항 삼성전 4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7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5회를 못 넘기며 고전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6.14에서 6.49로 상승했다.
지난달 9일 수원 KT전에서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 승리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갈수록 투구 내용이 불안하다. 2승째를 거둔 지난달 26일 창원 NC전도 5이닝 9피안타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적응기가 필요하지만 순위 싸움 중에 3경기째 이어진 부진이라 KIA의 고민이 커졌다.
오랜 습관이었던 이중 키킹 동작이 논란이 되자 금지를 당했는데 그 뒤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5경기에서 26⅓이닝 동안 삼진 33개를 잡았지만 피안타율(.297)이 3할에 육박한다. 홈런 5개, 2루타 10개로 장타 허용률이 높다. 구위형 투수가 아닌데 이날 한화전에선 볼넷 4개로 제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 불붙은 타선의 힘을 앞세워 후반기 2위(8승4패1무 승률 .667)로 5강 싸움에 뛰어든 KIA로선 남은 시즌 산체스의 반등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