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알렉스 버두고(27)가 야구장 출근 시간을 지키지 않아 결장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분노했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버두고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 5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들었으나 경기 시작 2시간3분 전에 갑자기 빠졌다. 버두고 자리에 아담 듀발이 들어가면서라인업이 수정됐다. 버두고는 이날 토론토 선발투수 호세 베리오스에게 통산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 1홈런으로 강했기에 결장은 팀에 손해였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버두고는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 야구장에 출근했다. 대부분 선수들은 홈경기에서 늦어도 3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4시간 전에 와서 몸을 풀며 훈련을 준비하지만 버두고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버두고는 전 소속팀 LA 다저스 시절에도 지각으로 워크에식 문제가 나온 바 있다.
코라 감독은 경기 전 “버두고는 오늘 경기에 출장하지 않는다. 그를 경기에 뛰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팀으로서 한 발짝 물러났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매일 경기에 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나도 이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버두고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 후 버두고는 “감독의 결정이고, 난 그 결정을 존중한다. 그는 감독이고, 이 팀의 수장이다. 내게도 책임이 있지만 결정은 감독의 몫이다. 이 결정이 팀에 해를 끼칠지,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선수로서 매일 경기에 뛰고 싶다.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 게 조금 힘들었다”고 말했다.
버두고가 빠진 가운데 보스턴은 토론토에 4-5로 패했다. 버두고 대신 나온 유발이 4타수 2안타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3연패에 빠진 보스턴은 57승53패(승률 .518)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5위, 와일드카드 6위로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3위 토론토(62승50패)와 격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매 경기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에서 버두고 지각 사태가 보스턴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 후 코라 감독은 “매우 실망스럽다. 아마도 이 팀에서 보낸 최악의 날 중 하나일 것이다. 오늘 우리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내가 팀의 리더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낀다. 힘들지만 내일 다시 힘을 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좌절감을 드러냈다.
현지 취재진이 버두고 제외와 관련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거부한 코라 감독은 “버두고를 출전시키지 않기로 한 결정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겠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로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버두고는 “남자답게 (상황을) 받아들인다.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겠다”며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