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관심을 모았던 ‘문김대전’에서 문동주(한화)가 김도영(KIA)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9회 2사에 경기가 동점이 되면서 승리가 날아갔다.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 KIA의 시즌 12차전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4-4 무승부로 끝났다.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최고 159km 강속구를 던지며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9회 2사에 동점이 되면서 시즌 7승을 다음으로 미뤘지만 라이벌 김도영 상대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우위를 보였다. 김도영은 문동주가 내려간 뒤 안타, 볼넷을 얻어내며 4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에 1도루로 활약했다.
한화의 ‘홈런 1위’ 노시환은 시즌 23호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 3볼넷으로 데뷔 첫 6출루 활약을 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6위 KIA는 44승43패2무, 8위 한화는 38승49패5무를 마크했다.
프로 첫 '문김대전' 2타수 무안타 1볼넷, 문동주 판정승 '최고 159km'
이날 경기는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와 KIA 내야수 김도영의 프로 데뷔 첫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같은 광주 지역 출신 유망주였던 문동주(진흥고)와 김도영(동성고)는 2022년 KIA 1차 지명을 놓고 다툰 라이벌. KIA가 연고 지역 1차 지명으로 김도영을 택하면서 문동주는 전국 1차 지명권을 가진 한화로 갔다. 역대급 1차 지명 경쟁으로 관심을 모은 두 선수는 포지션이 다르지만 필생의 라이벌로 묶였다.
고교 시절에는 지난 2021년 5월23일 군산월명야구장에서 열린 주말리그(전라권) 경기에서 한 번 붙었다. 당시 동성고 1번타자 유격수 김도영이 진흥고 선발 문동주를 상대로 3타수 2안타로 이겼다. 1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지만 3회 중전 안타, 5회 3루 번트 안타로 멀티히트를 쳤다. 당시 경기는 동성고가 6-0으로 이겼고, 5⅓이닝 4실점(2자책)의 문동주는 패전을 안았다.
하지만 프로에서 첫 대결은 문동주가 웃었다. 이날 3차례 투타 맞대결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문동주의 판정승. 1회 첫 타석부터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문동주의 6구째 커브를 김도영이 잘 맞혔지만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직선타가 됐다. 이어 4회에는 3구째 148km 하이 패스트볼로 우익수 뜬공을 이끌어냈다.
6회 마지막 대결에선 7구 승부 끝에 김도영이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2-2에서 문동주가 던진 6구째 직구가 완전히 높게 빠지는 볼이 됐다. 포수 최재훈이 공을 잡지 못하면서 백네트 쪽 전광판을 맞혔다. 이날 김도영 상대로 던진 가장 빠른 공(157km). 문동주도 김도영을 의식했는지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 다음 몸쪽 직구가 존을 살짝 벗어나면서 볼넷을 내줬다.
발 빠른 김도영을 1루에 내보낸 문동주는 다음 타자 나성범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6회 1사 1루에서 총 투구수 91개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고 159km, 평균 150km 직구(51개) 중심으로 커브(27개), 슬라이더(13개)를 섞어 던졌다.
이어 올라온 김범수가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김도영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3루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문동주는 5⅓이닝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7승 요건을 갖춘 문동주는 평균자책점을 3.48에서 3.39로 낮췄다. 그러나 9회 2사 후 경기가 4-4 동점이 되면서 아깝게 승리 요건이 날아갔다.
8회 1사 만루 극복한 박상원, 9회 2사에 블론…나성범 동점타, 연장 12회 무승부
3회까지 KIA 선발 마리오 산체스에게 무득점으로 막힌 한화는 4회 반격에 나섰다. 선두 노시환이 7구 승부 끝에 산체스의 146km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23호 홈런. 이 부문 2위 최정(SSG·20개)과 격차를 3개로 벌리며 1위를 굳건하게 지켰다.
계속된 공격에서 한화는 김인환의 볼넷과 채은성의 중전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이어갔다. 닉 윌리엄스가 3루 파울플라이, 최재훈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하주석이 산체스의 3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잘 끌어당겨 우측 빠지는 1타점 2루타로 장식했다. 하주석의 복귀 첫 장타.
5회에도 한화는 1사 후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간 김태연이 산체스의 폭투 때 단숨에 투베이스를 달리며 3루까지 진루했다. 그러자 KIA 내야가 전진 수비를 했지만 노시환이 이를 꿰뚫는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산체스를 강판시켰다. 노시환은 2회, 7회 볼넷에 이어 9회 좌전 안타까지 3타수 3안타 2타점 2볼넷으로 5출루 활약을 펼쳤다.
계속된 공격에서 한화는 KIA의 바뀐 투수 최지민을 상대로 추가점을 뽑아냈다. 김인환의 우전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이어간 뒤 채은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해 4-1로 달아났다.
하지만 KIA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 한화 불펜을 공략하며 턱밑 추격했다. 한화 불펜 주현상을 상대로 박찬호와 김도영의 연속 안타로 주자를 쌓았다. 한화가 정우람으로 투수를 바꿨지만 나성범이 볼넷을 골라내며 연결한 무사 만루 기회. 최형우가 초구에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소크라테스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내며 3-4, 1점차로 추격하면서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한화가 마무리 박상원을 조기 투입했다. 박상원은 이우성과 한준수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1사 만루 상황을 정리하며 1점차 리드를 지켰다. 9회에도 투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KIA 박찬호가 우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김도영이 볼넷으로 연결한 2사 1,2루에서 나성범이 박상원의 초구 포크볼을 공략했다. 우익수 앞 빠지는 적시타가 되면서 4-4 동점. 박상원의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로 문동주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이었다.
다음 타자 최형우가 1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양 팀 모두 연장전에서 기회를 날렸다. 한화는 11회 2사 1,2루에서 김인환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KIA는 한화 유격수 하주석의 포구 실책으로 1루에 나간 김도영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소크라테스의 자동 고의4구로 1,2루 끝내기 기회를 잡았지만 이우성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직선타가 되면서 경기가 끝났다. 한화는 이태양이 마지막 3이닝을, KIA는 정해영이 마지막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