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5일 사직 SSG전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6-9로 패했다. 4연패를 끊어내고 3연패를 당했다. 연장 10회 실점 이전에 롯데는 리드를 안고 주도권을 충분히 쥐면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5회 한 번의 실수가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5-3으로 추격을 당하던 5회 1사 만루 상황이었다. 롯데는 선발 한현희를 일찌감치 내리고 심재민, 그리고 김상수까지 투입해 5회 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결실을 맺는 듯 했다. 5회 1사 만루에서 김상수는 대타 김강민을 3루수 방면 느린 땅볼로 유도했다. 3루수 한동희는 베이스 쪽으로 굴러오는 타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베이스를 밟았다. 2루 주자가 아웃됐다. 그리고 3루 주자의 홈 쇄도를 막기 위해 홈으로 송구했다. 그러나 포수 정보근이 송구를 잡고 주자를 태그하지 않았다. 후행 주자인 2루 주자가 먼저 아웃이 됐기에 3루 선행 주자는 태그아웃을 시켜야 아웃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보근은 태그 아웃 상황으로 바뀐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5-3으로 이닝이 끝났어야 하는 상황에서 5-4가 되면서 SSG의 분위기를 살려줬다. 이후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경기를 내줬다.
6일 경기를 앞두고 서튼 감독은 전날 경기 5회 상황을 복기했다. 그는 “한동희에게 땅볼이 갔고 3루를 밟고 홈으로 송구했다. 보통 3루 쪽에서 그런 상황에서는 3루를 밟고 1루를 던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한동희의 판단은 땅볼이 느려서 홈 승부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홈으로 송구를 했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잡는 순간 자연스럽게 3루를 밟았다. 그런데 그 순간 한동희가 3루를 밟는 모습을 정보근은 보지 못했다. 실수가 나왔던 플레이였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는 타자의 주력, 누상의 주자들의 주력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플레이가 이뤄지는 순간 타구의 속도를 계산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면서 한동희의 선택에 대한 의견도 냈다.
한편 정보근의 태그 실수에 앞서 최주환의 좌측 방면의 타구를 좌익수 윤동희가 쫓아가다 놓치면서 2루타를 내줬던 상황에 대해서는 “당시 윤동희의 수비 위치는 좌중간 쪽에 치우쳐 있었다. 공이 뜬 순간 타구 판단도 좋았고 스타트도 좋았다. 그러나 현재 대퇴 사근(쿼드) 쪼깅 타이트하고 좋지 않다. 다리가 피로한 상태여서 타구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사령탑 입장에서 전날 경기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가족들과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잠시 야구에서 벗어났다”라면서 “하지만 잠들기 전에는 다시 어제 경기의 장면들이 생각났다. 잠을 설쳤다”라고 했다.
이날 롯데는 시리즈 스윕패를 막기 위해 애런 윌커슨이 나선다. 김민석(중견수) 니코 구드럼(3루수) 정훈(1루수) 안치홍(2루수) 전준우(좌익수) 한동희(지명타자) 고승민(우익수)손성빈(포수) 이학주(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