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용은 지난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9-6으로 앞선 연장 10회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틀어막고 시즌 30세이브를 수확했다. 커리어 첫 세이브왕 타이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불펜 투수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주로 셋업맨으로 역할을 했다. 불안한 면모를 보여줄 때도 없지 않았고 흔들릴 때도 많았다. 완벽무결하다고 볼 수는 없는 불펜 투수였다.
2019년 3승1패 3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던 게 이전 커리어에서 내세울 수 있는 시즌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21세이브 12홀드를 기록하면서 전천후 불펜 투수로 시즌을 완주했고 올해는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흔들리고 휘청거리지만 끝내 꺾이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서서 경기를 끝냈다.
올해 서진용은 첫 20경기에서는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면서 무너지지 않는 투수로서 일찌감치 이미지를 굳혔다. 다만 43경기에서 44⅓이닝을 던지며 30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닝 당 출루 허용(WHIP)은 1.53으로 높은 편이다. 40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30개의 볼넷을 내줬다. 여러모로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만 어쨌든 팀 승리를 지켜내는데는 성공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30세이브까지 도달했다. 블론세이브가 집계된 2006년 이후 블론세이브 없이 30세이브에 도달한 선수는 서진용이 역대 최초다.
그리고 서진용은 다시 한 번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최초의 기록에도 도전한다. ‘블론세이브 제로’ 세이브왕이다. 2006년 블론세이브 집계 이후 블론세이브 없이 세이브왕이 된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무결점으로 팀 승리를 지키는 것은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서진용은 그 불가능에 도전한다. KBO 통산 최다 세이브(385세이브)를 기록하고 있고 6번이나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던 오승환(42, 삼성)도 한 번도 해내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오승환은 1블론 세이브왕은 3차례 차지한 바 있다. 2011년(47세이브 1블론), 2012년(37세이브 1블론), 2021년(44세이브 1블론)에 역대 최초 대기록에 근접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타자로 전향한 팀 동료 하재훈이 2019년 36세이브를 기록하면서 1개의 블론세이브만 기록한 바 있다.구단 차원에서의 기록도 노리고 있다. 조웅천(2003년) 정우람(2012년) 하재훈(2019년)에 이어 구단 역대 4번째 30세이브다. 그리고 현재 페이스대로면 하재훈이 기록했던 구단 최다 세이브(36세이브) 기록도 충분히 경신 가능하다.
서진용은 5일 경기가 끝나고 “솔직히 30세이브 선점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래도 기록을 달성하니 정말 기쁘고, 특히 블론세이브 없이 리드를 지키고 승리에 기여한 점이 뿌듯하다”라면서 자랑스러워 했다.
이어 “많은 위기 상황을 자처했지만 뒤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 있게 타자와 승부한 점이 30세이브 달성의 원동력 같다. 위기 상황에도 감독님과 코치분들이 믿어주셔서 감사했고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라며 덧붙이면서 “기록 달성에 도움을 준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고, 특히 중간 불펜투수들이 내게 리드 상황을 잘 넘겨 줬기 때문에 달성할 수 있었던 기록인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