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때문에 온 것이다".
KIA 타이거즈 주전포수 김태군(33)이 이적 한 달을 뜨겁게 보냈다. 지난 5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경기에서 중요한 순간 타자로 승리에 기여했다. 7회 공격이었다. 한 점을 보태 5-3으로 달아난 뒤 1사 만루 찬스가 왔다. 상대가 이우성을 자동볼넷으로 내보내가 자신을 선택했다. 볼카운트 1-2로 밀렸으나 투수 옆을 스치고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트렸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7-3으로 차이를 벌이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앞선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날리는 등 모처럼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이날까지 3경기 연속 타점도 만들어냈다. 8번타자가 힘을 내니 타선의 응집력이 좋아졌다. 팀은 3연승과 함께 흑자전환으로 돌아섰다.
김태군은 "찬스 왔을 때 변화구 이미지를 가지고 들어갔는데 생각했던 구질이 파울이 됐다. 계산이 틀어질 수 있다 싶었는데 타격코치님과 이야기했던 부분이 있어 좋은 타구가 나왔다. 너무 시원했다. 조금이나마 최근 부진을 한 방에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내가 할 부분은 투수들하고 함께 가야 되는 부분이다. 타격이 잘 안되다보니 조금 의식이 됐다"고 말했다.
7월 5일 트레이드 이후 딱 한 달이 지났다. 트레이드로 이적하자마자 4경기 연속 타점을 생산하는 타격으로 힘을 보탰다. 팀은 6연승을 달렸다. 트레이드 효과 대폭발이었다. 안방살림 솜씨도 베테랑 포수 다웠다. 투수들의 공격적인 투구를 이끌었다. 이적 한 달 동안 팀 ERA 2위(3.80)였다.
투수들에게 '거칠다'는 표현을 쓰며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구를 강조하고 있다. "KIA 투수들이 많이 거칠 줄 알았는데 그런 면이 없다. 그래서 마운드에서 거칠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결국 타자가 쳐야 결과가 나온다. 투구가 공을 안 던지면 결과가 없다. 네모칸(스트라이크존)에 거칠고 과감하게 들어가야 한다. 내 스타일대로 끌고 가고 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1승 1승이 쌓여야 한다. 이제 플러스 1이 됐다. 좀 더 거칠게 했으면 좋겠다"며 설명했다.
이적 한 달동안 주전포수로 거의 풀타임으로 뛰었다. 한준수가 뒤를 받치고 있지만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힘들다. 힘든데 야구하면서 힘든 거 티내면 안된다. 주전포수가 힘들면 투수는 더 힘들다. 내 행동에 따라 야수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으니 최대한 티 안 내려고 한다. 몸음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하다"며 웃었다.
가을야구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할 일이 많다. 불펜도 생각하고 선발도 생각하고 야수로서 공격도 해야 한다. 확실히 등 뒤에 홈팬들을 안고 한다고 생각한다. 원정선수로 바라봤던 것과는 무게감이 다른 것 같다. 성적 때문에 트레이드로 온 것이다. 내가 이겨내야 할 몫이다. 어떻게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외인 에이스 파노니와 루키 윤영철에 대한 평가도 햇다. "윤영철은 보더라인에서 많이 놀더라. 투구수도 줄이고 경기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파노니는 구속에 비해 볼이 더 확 들어온다.(볼끝이 좋다는 의미) 만만하게 보면 안되는 커터가 있다. 타자들이 눈에 보이니가 막 치는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