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상황에서 중요한 한 방을 터뜨려 기쁘다".
삼성 이재현이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위닝 시리즈를 이끌었다.
이재현은 지난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서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3-3으로 맞선 4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LG 선발 최원태와 볼카운트 2B-2S에서 8구째 체인지업을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비거리는 105m.
시즌 8호 아치를 터뜨리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6회 중전 안타를 추가하며 시즌 15번째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수비에서도 이재현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4회 문보경의 좌중간 2루타 때 1루 주자 오지환이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들다가 태그 아웃됐다. 중견수 김현준이 타구를 잡아 내야로 던졌고 유격수 이재현이 포수 강민호에게 정확한 홈 송구로 오지환을 아웃시켰다.
박진만 감독은 "특히 4회초 수비 때 이재현이 멋진 홈 중계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은 게 좋았다"고 말했다. 삼성은 LG를 6-3으로 꺾고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예약했다.
이재현은 경기 후 "한 시즌에 홈런 20개씩 치는 것도 아니고 이제 두 번째 시즌인데 개인 최다 홈런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 동점 상황에서 중요한 한 방을 터뜨려 기쁘다"고 말했다.
2년 차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 중인 이재현은 컨디션 관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체력적으로) 딱히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수분 섭취를 많이 하고 있다. 입맛이 좀 없긴 한데 억지로라도 먹으려고 한다. 체중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김태군(KIA 포수)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류지혁은 이적한 지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동료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다. 특히 김지찬, 김현준, 이재현 등 '굴비즈' 삼총사와 친하다.
"동료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 편이다. 굴비즈와 함께 뛰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야구는 물론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다". 류지혁의 말이다.
가족을 두고 홀로 대구에서 지내는 그는 김지찬과 이웃사촌이다. 출퇴근할 때 김지찬의 차를 얻어 탄다. 대신 후배들을 위해 늘 지갑을 활짝 연다. 류지혁은 "메뉴는 애들이 정하고 저는 계산만 한다. 속된 말로 호구 형이 되어도 좋다. 어색한 사이보다 낫다"고 했다.
이재현은 "지혁이 형이 처음 오셨을 때 좀 어색할 수밖에 없었는데 먼저 말도 많이 걸어주시고 간식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하셨다. 먼저 다가와주셔서 좋았다. 야구와 관련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제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한다"고 씩 웃었다.
삼성은 LG를 이틀 연속 제압하고 9위 키움과 승차가 없어졌다. 이재현은 달라진 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있단다. "확실히 전반기보다 많이 이기고 있으니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형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신 덕분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로서 100경기 이상 출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던 이재현은 "지금까지 안 빠졌으니 부상 없이 잔여 경기를 다 소화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