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게임의 영광은 사라졌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시즌 아웃된 투수 도밍고 헤르만(31·뉴욕 양키스)을 둘러싼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양키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헤르만을 제한선수명단에 등재하며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헤르만이 병원에 입원했고, 남은 시즌 치료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키스는 지난 2015년 10월에도 투수 CC 사바시아가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포스트시즌을 포기하며 재활 센터에 들어간 바 있다.
헤르만의 경우 사안이 더 심각하다. 이튿날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헤르먼은 지난 2일 양키스 클럽하우스에서 술에 취한 채 동료 선수들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 클럽하우스 소파를 뒤집고, TV를 부수는 기물 파손으로 난동을 부렸다. 트리플A로 강등된 동료 투수 론 마리나치오가 짐을 정리할 때 농담을 하며 조롱까지 했다.
헤르만의 돌발 행동을 보다 못한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결국 헤르만은 동료들에 의해 사우나로 끌려갔다. 땀으로 알코올을 배출해 술 기운이 빠져나가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보안 요원에 의해 수면실로 옮겨진 헤르만이 언제 야구장을 떠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 매체 ‘SNY’가 목격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헤르만은 술에 취해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난동을 묵과할 수 없었던 양키스로선 조치를 취해야 했다. 결국 이튿날 그를 제한선수명단으로 보내 알코올 중독 치료에 전념하도록 했다. 와일드카드 6위로 힘겨운 포스트시즌 경쟁을 하고 있는 양키스는 선발진이 불안하지만 헤르만에 미련을 두지 않고 시즌 아웃을 결정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알코올 중독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번 조치가 그의 남은 인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헤르만의 ‘술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9월 술에 취한 상태로 여자친구를 폭행해 메이저리그의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악을 위반함 혐의로 8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SNY는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과 관련이 없고, 메이저리그 사무국 조사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양키스 구단 내부적으로 일을 처리했고, 헤르만은 3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에 들어갔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투수 헤르만은 지난 2017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6시즌 모두 양키스에 몸담으며 통산 112경기(89선발 522⅓이닝) 31승28패 평균자책점 4.41 탈삼진 543개를 기록 중이다. 2019년 개인 최다 18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4.03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