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중계진도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반했다. 라이벌 팀 선수이지만 김하성의 성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하성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전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에 성공하며 도루도 2개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타율 2할8푼7리(349타수 100안타), OPS .840으로 끌어올렸다.
후반기 활약이 대단하다. 20경기 타율 3할9푼2리(74타수 29안타) 5홈런 10타점 15볼넷 8삼진 출루율 .500 장타율 .635 OPS 1.135로 폭발 중이다. 양대리그 통틀어 후반기 타율 2위, 출루율 4위, OPS 9위에 올라있다.
김하성의 활약에 상대팀 다저스 중계진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스포츠넷 LA’에서 다저스를 전담 중계를 하는 캐스터 조 데이비스와 해설가 오렐 허샤이저가 김하성을 높이 평가했다.
1988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MVP를 받은 통산 204승의 사이영상 투수 허샤이저는 1회 첫 타석에서 김하성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6월 첫 주부터 김하성은 공격적으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뜨거운 타격감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6월 이후 김하성은 54경기 타율 3할2푼6리(187타수 61안타) 10홈런 23타점 15도루 OPS .952로 리그 정상급 타격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자 데이비스는 “갑자기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파워 있는 타격을 하면서 샌디에이고 팀 내에서 최다 도루를 기록 중이다.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거들었다. 그 말대로 김하성은 3번타자 후안 소토 타석 때 2루 도루를 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두 사람이 김하성 칭찬을 주고받았다. 데이비스는 “1회에도 김하성에 대해 얘기했지만 그는 힘 있는 타격을 하면서 주루가 좋다.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2루수이기도 하다. 베이스볼레퍼런스 WAR로 봤을 때 내셔널리그에서 김하성보다 가치가 높은 선수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밖에 없다. 꽤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7년간 보여준 김하성의 모습이 이렇다. 그는 빅리그에 와서 첫 해에 고전했다. 팀의 마스코트로 팀원들이 좋아했지만 후반기에는 많이 뛰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생산성이 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 순간 김하성이 다저스 선발 바비 밀러의 5구쨰 100.5마일(161.7km) 싱커를 받아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데이비스는 “이것이 바로 김하성의 가장 큰 성장이다. 101마일 강속구를 안타로 쳐낼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물음표였는데 날카롭게 잡아당겨 안타를 만들어냈다”며 김하성의 강속구 대응 능력을 치켜세웠다.
허샤이저도 “우리는 김하성의 반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KBO 김하성이 맞다. 지금 저 스윙이 증명하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 공격형 유격수였던 모습을 메이저리그에서도 보여주고 있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