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야수계의 선구자인 추신수는 현재 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 빅리거의 타자 부문 주요 기록은 대부분 추신수가 갖고 있다. 그렇기에 후배들이 추신수의 발자취를 밟을 때마다 추신수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5일도 마찬가지였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도루 2개를 추가, 추신수가 갖고 있던 한국인 야수 최다 도루 기록을 깨뜨렸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시절이던 2010년 22개의 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추신수는 이 소식을 기사로만 접했다.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가 끝나고 추신수는 이에 "기록은 항상 깨기 위해서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저는 메이저리그에서 도루를 중점적으로 했던 선수는 아니었고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서 슬라이딩도 미국에서 제대로 배웠다"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다 보니까 도루가 나왔던 것이다"라면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시절 도루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호타준족의 선수였던 추신수였고 큰 족적을 남겼던 선수였기에 갖고 있는 기록의 무게와 값어치는 달랐다. 그리고 이 기록을 깨뜨린 김하성을 향해 더 높게, 멀리 뻗어나가기를 응원했다. 추신수는 "김하성 선수는 한국에서도 워낙 빠르고 잘했던 선수였다. 앞으로 도루를 더 많이 할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은 것 같다. 잘 하니까 보기 좋더라"라면서 후배를 응원했다.한편, 김하성이 추신수의 기록을 깨뜨린 날, 추신수도 자기 자신을 넘어섰다. 롯데와의 경기에서 6타수 5안타에 연장 10회 결승타를 뽑아내면서 팀의 9-6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특히 추신수가 나가면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날 5안타에 4득점 활약을 펼쳤다. 추신수의 5안타 경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없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달성한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4안타가 최다였다.
그는 "사실 시즌 초반부터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내가 원하는 성적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잘해야 할 때도 됐다"라면서 "지금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매 경기 도움이 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연장 10회 결승타 상황에서는 "일단 김원중 선수를 상대로 작년에 끝내기 홈런을 친 것 말고는 좋은 결과가 없었던 것 같다. 워낙 좋은 투수였다. 그냥 지금 내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오늘의 내 컨디션만 믿었다"라면서 "2스트라이크라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보다는 일단 배트에 맞히면 알 수 없는 거지 않나. 그것을 더 신경 썼는데 안타가 된 것 같다"라면서 웃었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가 결승타를 비롯해 KBO리그 데뷔 첫 한경기 5안타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고 서진용의 데뷔 첫 30세이브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면서 "선발투수 오원석이 경기 초반 실점하였지만 야수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경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한점씩 득점하며 역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4회부터 나온 모든 불펜투수들이 제역할을 해줬고 특히 3연투를 하며 팀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 효준이와 경은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이번 주 무더위 속에서 힘든 경기를 하고 있는데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관중석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승리 소감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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