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데뷔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린 데이비스 슈나이더(24·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슈나이더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지난 2017년 드래프트에서 28라운드 전체 849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된 뒤 6년 만이었다.
지명 순위가 말해주듯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내야수 슈나이더는 마이너리그에서만 6시즌을 보냈다. 조금씩 성장 과정을 밟더니 올해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에서 87경기 타율 2할7푼5리(309타수 85안타) 21홈런 64타점 OPS .969로 활약, 데뷔 첫 빅리그 콜업을 받는 데 성공했다. 볼넷 72개를 얻어낸 선구안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날 7번타자 2루수로 곧장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슈나이더는 2회 첫 타석부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보스턴 좌완 선발 제임스 팩스턴의 3구째 한가운데 몰린 커터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월 솔로포로 장식했다. 펜웨이파크 명물인 높이 11.3m의 그린 몬스터를 넘긴 홈런.
‘MLB.com’에 따르면 토론토 소속 선수의 데뷔 첫 타석 홈런은 1977년 알 우즈, 1989년 주니어 펠릭스, 2010년 J.P. 아렌시비아에 이어 역대 4번째. 경기 후 슈나이더는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며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내내 웃고 있었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소원을 빌면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뤄질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로부터 격한 축하를 받은 슈나이더는 7회에도 2루 내야 안타를 쳤다. 데뷔전에서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그는 타석에서 일관된 접근 방식이 있고, 인내심이 있으며 공격적이다. 전형적인 마이너리그 성공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앞으로 활약을 기대했다.
슈나이더뿐만 아니라 1회 위트 메리필드의 솔로포(10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솔로포(18호), 6회 달튼 바쇼의 솔로포(13호), 9회 맷 채프먼의 솔로포(15호)까지 홈런 5방이 터진 토론토가 보스턴을 7-3으로 꺾었다.
선발투수 알렉 마노아도 6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시즌 3승(8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5.87에서 5.72로 낮췄다. 마이너리그에서 조정을 거쳐 돌아온 뒤 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시즌 61승50패가 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3위 토론토는 4위 보스턴(57승52패)와 격차를 3경기로 벌리며 가을야구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