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후반기 팀타율 1위를 질주 중이다. 강민호(포수)는 "확실히 쫓아가는 힘이 생겼다. 지고 있으면 그냥 졌는데 이제 쫓아가고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상승세의 중심에 구자욱이 있다. 후반기 타율 4할1푼8리(55타수 23안타) 1홈런 14타점 5득점으로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늘 그렇듯 구자욱은 빼어난 활약을 펼쳐도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김)현준이와 (류)지혁이가 앞에서 잘해주고 있고 뒤에 (강)민호 형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 그냥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다".
그는 "저는 잘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퍼포먼스를 보여줬을 뿐"이라며 "(홈런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고 정확하게 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투수가 쉽게 승부 안 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구자욱은 또 "홈런보다 2루타를 더 많이 치고 싶다. 2루타도 장타다. 2루타 2개면 홈런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2루타를) 많이 치려고 한다. 홈런에 대한 욕심을 가졌을 때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다. 왜 홈런이 안 나오지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홈런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까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청소년 대표팀과 상무 시절 함께 뛰었던 류지혁이 삼성의 새 식구가 된 후 팀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혁이가 선수들을 잘 챙기고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혁이 덕분에 저도 마음이 편하고 든든하다"면서 "구단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를 잘 데려왔다고 생각한다. 지혁이는 후반기 상승세의 일등공신"이라고 추켜 세웠다.
삼성은 선수단에서 중간 역할을 해줄 만한 인물이 필요한 상황. 구자욱과 류지혁이 그 역할을 맡아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구자욱은 "지혁이와 함께 팀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지혁이는 앞으로 저와 함께 라이온즈를 이끌어야 할 선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구자욱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개인적인 목표는 필요 없다. 어떻게 해야 팀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자욱과 류지혁은 4일 대구 LG전 승리의 주역. 3-4로 뒤진 8회 2사 후 류지혁이 좌완 이우찬을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며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렸다. 곧이어 구자욱이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려 2,3루 찬스를 마련했다.
강민호는 바뀐 투수 유영찬과 풀카운트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승타의 주인공인 강민호는 "솔직히 이닝이 끝날 법 한데 지혁이와 자욱이 덕분에 추격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