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재미있네요".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KIA 타이거즈 육상부 트리오가 창단했다. 최원준이 상무에서 전역하고, 김도영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부터였다. 그러니까 6월 말이다. 최원준이 다소 헤매고 있을 때였고 박찬호도 6월 타격슬럼프에 빠져있어 그다지 위력이 없었다.
40도루 트리오로 불리워도 큰 문제가 없다. 박찬호와 최원준은 40도루 커리어를 갖고 있다. 김도영은 풀타임으로 뛴다면 40도루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할 수 있다. 김종국 감독은 9번 박찬호, 1번 최원준, 2번 김도영의 타선에 엄청 기대감을 표했다.
이들의 출루는 곧 득점이자 빅이닝으로 갈 수 있다. 자력 도루로 득점권에 갈 수 있고 '원히트 투베이스'는 기본이다. 2루타 한 방이면 곧바로 홈까지 들어갈 수 있다. 아울러 도루 시늉을 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든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못던지게끔 만들어 타자의 노림수를 돕는다.
육상부 트리오가 후반기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9번타자 확 박찬호가 살아났다. 4일 기준으로 후반기 3할6푼4리, 출루율이 4할5푼3리이다. 최원준도 후반기 3할3푼3리, 출루율 4할1푼2리에 이른다. 김도영은 조금 못미치지만 후반기 타율 3할4리, 출루율 3할7푼7리를 기록중이다. 평균 4할이 넘는 출루율이다.
4일 한화와의 광주경기에서 트리오는 9득점에 큰 기여를 했다. 박찬호는 1안타 2볼넷 3출루를 했다. 4회 볼넷을 골라내자 최원준이 우중간 3루타로 불러들였다. 최원준도 나성범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5회는 또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기회를 만들었고 최원준이 적시타를 터트렸다. 8회는 1사후 김도영이 우전안타로 출루해 도루를 했고 결국 득점했다. 최원준은 3안타 2타점 1득점했다.
육상부 트리오가 풍성한 반찬을 내놓자 3번 나성범과 4번 최형우의 먹성도 좋아지고 있다. 각각 11경기에서 9타점, 10타점을 생산하고 있다. 5번 소크라테스도 9타점, 6번 김선빈도 7타점을 만들냈다. 트리오의 활약이 타선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빅이닝이 많아지는 이유이다. KIA는 후반기 72득점을 올렸다. 2등이다. 이가운데 육상부가 29득점(40%)했다.
최원준은 "찬호 형이 주자로 있고 내 뒤에 도영이가 있으면 되게 재미있다. 언제든지 뛸 수 있는 주자들이다. 상대 배터리도 분명히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앞에서 뛰고 한 베이스 더 가는 것이 강팀의 조건이다. 우리가 강팀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카운트 싸움에서도 유리한 점도 설명했다. "아무래도 찬호형이 나가면 상대투수는 투스트라이크에서 낮은 변화구를 쉽게 던지기 어렵다. 빠른 공 위주로 승부하고 이것이 타자에게 좋게 작용할 때도 있다. 그래도 막 치지는 않는다. 도루를 위해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것이 상대가 압박을 받는 것 같다"는 것이다.
김종국 감독도 "세 명 가운데 2명만 살아나가면 된다. 중심타선 연결되면 빅이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 배터리와 수비도 분산되고 타자에 대한 집중력 떨어트리는 효과도 있다. 셋이 출루 많이 해서 찬스 만들고 빅이닝 연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대는 곧바로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