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마칠 때만 해도 KBO리그 중위권 싸움은 예측 불가능한 초접전이었다. 4위 NC부터 9위 키움까지 불과 4.5경기 차이로 촘촘하게 붙어 후반기 대혼전 레이스가 기대됐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 후 보름 만에 간극이 눈에 띄게 벌어졌다. 롯데, 한화, 키움이 후반기 들어 힘을 쓰지 못하며 5강 싸움에서 멀어진 것이다. 지난 4일까지 7~9위인 롯데, 한화, 키움은 공동 4위 NC, 두산에 각각 4.5경기, 6.5경기, 8.5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여기서 더 밀리면 가을야구 희망도 사그라든다.
전반기 5위(38승39패)였던 롯데는 후반기 9위(4승9패)로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어느새 시즌 성적도 42승48패로 5할 승률에서 -6까지 떨어졌다. 극심한 투타 엇박자가 반복되면서 후반기를 앞두고 단행한 외국인 선수 2명 교체 승부수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즌 내내 계속된 타선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니코 구드럼은 13경기 타율 2할5푼5리(51타수 13안타) 무홈런 9타점 OPS .666으로 임팩트가 떨어진다. 투수 애런 윌커슨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4.09로 나쁘지 않지만 강력한 느낌은 없다.
지난 6월 중순부터 18년 만에 8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린 한화도 후반기 페이스가 좋지 않다. 전반기까지 5위에 2.5경기차 8위(34승40패4무)로 가을야구 희망을 키웠지만 후반기 들어 최원호 감독 체제 첫 4연패를 당하는 등 8위(4승8패)로 고전하며 격차가 6.5경기로 벌어졌다.
후반기 팀 타율 10위(.227)에 그치고 있는 타격이 문제다. 중심타자 노시환과 채은성이 막히면 답이 없는 냉정한 현실에 마주했다. 대체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도 1할대(.188) 타율로 반등이 없다. 후반기 구원 평균자책점 10위(6.16)로 불펜마저 무너져 힘겨운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키움은 아예 꼴찌 추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전반기 9위(38승46패2무)였지만 5위와 격차는 3.5경기로 크지 않았다. 키움의 저력이라면 후반기 치고 올라갈 것 같았는데 최근 6연패 포함 후반기 10위(3승9패1무)로 급추락했고, 최하위 삼성에도 1경기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후반기 합류한 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이 12경기 타율 4할(45타수 18안타) 2홈런 9타점 OPS 1.091로 빠르게 적응하며 맹타를 치고 있지만 이정후가 후반기 첫 시리즈부터 발목 부상을 당하며 수술을 받고 이탈한 게 치명타였다. 주축 선발투수 최원태도 LG로 트레이드하며 미래 자원들을 받고 사실상 리빌딩 모드로 들어갔다.
롯데, 한화, 키움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6위 KIA가 후반기 2위(7승4패)로 선전하며 중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시즌 43승43패1무로 5할 승률을 회복하며 공동 4위 NC, 두산에 1.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돌아온 토마스 파노니가 후반기 2경기 1승 11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중이고, 나성범이 후반기 타율 1위(.421)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