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해 26경기 9승9패 1홀드 평균자책점 4.19(126⅔이닝 59자책점)의 성적으로 선발진 한 축을 담당했던 이인복(32). 하지만 올 시즌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초반 구상에서는 제외됐다. 6월 이후 복귀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고 실제로 6월 말 1군에 복귀했다.
선발로 시작했다가 전반기 막판, 우천 취소 등의 일정 변동으로 일시적으로 불펜으로 이동했다. 후반기에는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기대했던 ‘명품 땅볼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7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5.63의 성적으로 부진하다. 1승이 있지만 이는 7월9일 LG전 구원등판(1⅓이닝 무실점)으로 거둔 승리다. 아직 선발승이 없다.
선발진 계산을 세워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이인복의 부상과 부진은 롯데의 선발진 구상을 삐걱거리게 했다. 당초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한현희는 불펜으로 돌아갔다가 최근 나균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발진에 재합류했다.
한현희를 불펜으로 밀어냈던 선수가 이인복이었지만 여전히 계산이 되지 않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SSG전에서는 3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시점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투심을 주무기로 던지는 선수로서 피안타율은 어느정도 손해를 봐야 한다. 지난해 3할3리, 올해 3할6푼6리다. 그런데 장타 허용이 심상치 않다. 피장타율은 지난해 0.386에서 올해 0.495까지 폭등했다. '땅볼러'라는 별명에 걸맞게 지난해 1.39의 땅볼/뜬공 비율을 가져갔다. 올해는 땅볼/뜬공 비율은 1.61로 높아졌다.
난감한 실정이다. 나균안이 없는 상황에서 한동안 한현희도 선발로 활용해야 하기에 이인복을 누군가로 대체하는 게 쉽지 않다. 한 경기라도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부진을 거듭하는 이인복을 믿고 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제 더 이상 반등에 마땅한 요소가 없다. 선발진은 일단 나균안이 돌아와야 안정이 될 전망. 그래도 4일 경기에서 이인복이 부진했지만 이날 다시 콜업된 정성종이 5회부터 올라와 8회까지, 4이닝을 던지면서 상대 타선을 단 1안타로 막아냈다. 정성종도 대체 선발 후보로 꼽을 수 있다. 정확히 12타자만을 상대했다. 5회부터 10타자 연속 범타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11번째 타자인 박성한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김성현을 2루수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팀이 경기 중후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이끌었다. 속전속결로 이닝을 끝내면서 경기 분위기를 뒤집으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정성종은 올해 10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7일 삼성전 4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으로 대체 선발로 호투를 펼쳤고 이날 다시 한 번 긴 이닝을 어떻게 던지는지를 벤치가 확인했다. 향후 이인복이 등판해야 할 자리에 정성종을 대신 내세울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점점 성적이 추락하는 롯데 입장에서는 선발진의 어긋난 퍼즐을 새롭고 빠르게 다시 맞추는 게 필요할 전망이다. /jhrae@osen.co.kr